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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사케 논란'으로 다시 불 붙은 여야 정쟁…진실은

등록 2019.08.03 18: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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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日 조치 당일 점심에 일식당서 사케 마셨다' 논란

바른미래당·한국당 "이율배반의 극치"…사퇴까지 거론

민주당 "국산 청주고 日제품 안팔아"…사과·사퇴 요구

인터넷선 해당 식당 메뉴판 사진 돌며 민주당 거짓 주장

식당 관계자 "일본산 사케, 몇달 전부터 안 팔고 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 전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8.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 전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배제한 지난 2일, 점심에 일본음식점에서 사케를 마셨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3일 논란을 두고 서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대강 대치를 이뤄오던 여야가 극적 협의를 통해 99일만에 추가경정예산안과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처리한 지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다시 정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후 서울 여의도 인근 한 식당에서 오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반주를 곁들여 사케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때에 이러한 여당 대표가 일본 술을 총칭하는 사케를 마셨다는 점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후 "안하무인 일본"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등 강경 발언을 한 직후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마신 것은 국산 청주"이라며 "해당 식당에는 일본제품 또는 일본산 재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식당 냉장고에도 일본산 사케가 없고 국산 청주와 소주, 맥주 등만 놓여있었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2019.01.18.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email protected]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이 대표를 향해 이율배반의 극치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하는 짓마다 가관이다. 국민 우롱도 정도껏 하라. '일본의 조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한 이 대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믿지 못할 민주당은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퇴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당 대표의 분별력이 '휘청 휘청'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휘청 휘청'한다"며 "악화일로인 경제로 고통스러워하는 국민의 소리는 들리지 않나. 몰랐다면 무능의 극치, 알았다면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를 '허점투성이'라고 칭하며 "이쯤에서 당대표에서 물러나라. 찢어진 양심 앞에 다른 출구는 없다"고 보탰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연일 반일·항일을 외치고 국민에게는 고통조차 감내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이렇게 이율배반적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이 이제 한국경제를 침략하고 있고, 안하무인 일본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지소미아 폐기까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한 장본인이 누구인가. 바로 이해찬 대표"라며 "차라리 일본에 분노한다고 하지나 말아라. 앞에선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뒤로는 일본 술을 음미하는 한심한 작태에 국민의 분노와 불신은 커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2019.07.22.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email protected]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정면 반박하는 논평으로 맞서며 공식 사과와 두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은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논평 전에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최소한의 기본마저 지키지 않은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과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상근부대변인은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이해찬 대표에 대한 사실 왜곡 기사를 그대로 가져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직후 일식집을 찾아 사케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며 비난을 쏟아냈다"며 "기자가 확인하지 않았고 두 사람이 목소리를 높인 그 '사케'는 국내산 청주"라고 강조했다.

서 상근부대변인은 "이 국내산 청주는 국내 수많은 일본식 음식점에서 '잔술'과 '도쿠리'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우리 국민들이 명절날 제사상에도 올리고 있다. 이 대표 또한 국내산 청주를 주문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그 어려움이 더하다. 우리 국민들도 '일본식 음식점은 가되, 일본산 음식만 안 먹으면 된다'며 선별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도 했다.

서 상근부대변인은 "두 야당 대변인의 비난은 일본식 음식점 자영업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솔한 발언이자, 왜곡된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의적 국민 선동에 불과하다. 두 사람의 논리는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리 국민은 다 망하라는 주문 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대표가 방문했던 식당의 메뉴판 사진을 공유하며 해당 식당이 일본산 사케를 팔고 있다는 글과 함께 민주당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전하기도 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러한 상황을 가리키며 "국민을 두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식당은 통화에서 "일본산 사케는 판매하지 않은지 몇 달 됐다. 국산 정종만 판매 중"이라며 "맥주는 병맥주만 판매하는데 국산만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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