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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산불, 위험한 '맞불처방'의 진화율은 겨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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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13 10:18:07
캘리포니아 국립공원, 사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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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캐년 국립공원( 미 캘리포니아주)= AP/뉴시스】미국 캘리포니아주 킹스 캐년 국립공원에서 소방대원들과 산불 촬영 전문 환경요원 토이 캐프리오(가운데)가 올 6월 11일 지표면의 맞불을 관리하며 그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킹스 캐년 국립공원안의 짙은 숲에서 한 산길을 따라 짙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앞에는 나무들이 불길에 휩싸여 있는 불길한 장면이 펼쳐진다.  사방은 검은 연기에 뒤덮여 있고 연기는 깊은 협곡의 양쪽 절벽까지 덮어 버렸다.

이 곳에서는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그 동안 "처방된 산불" ( prescribed burn ), 즉 맞불을 질러서 산불을 진화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이 지른 불은 짙은 양치류가 덮인 지표면을 태우고 나무와 풀을 검게 그을리면서 숲의 바닥 흙까지 태우고 들어간다.  불이 붙을 만한 것을 미리 없애서 킹스 캐년 국립공원을 앞으로 일어날 산불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더 큰 산불로부터 보호하려는 작업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재해가 부쩍 잦아진 미국에서 맞불은 대형 산불의 재난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더라도 매년 대형 산불이 일어나는 미국 서부에서는 목표로 삼은 산불 진화율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산불 전문지 '파이어'에도 게재되었다. 지난 20년간 미 서부지역의 연방 국유지에서 시행된 처방된 맞불의 효과가 겨우 10% 정도여서,  목표치의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맞불은 일부 산불의 진로를 막아 산림을 보호하고 소규모 산불로 삼림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수많은 이유로 목표로 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방 당국과 주민들의 반대,  성공하기 어려운 기후조건과 풍향 등 때문이다. 

지난 해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 시를 초토화하고 86명의 사망자를 낸 파라다이스 산불 당시에 주 당국은 35건의 관목숲 등 작은 숲에 대한 의도적인 방화로 맞불 사건을 시도한 바 있다고 캘리포니아 산림 및 산불보호국의 마이크 몰러 부국장은 말했다.

 이처럼 맞불작전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지만,  역효과로 인한 재난에 대한 기억 때문데 섣불리 시행하기는 어렵다.  2012년 콜로라도주에서는 맞불 작전의 실패로 3명이 화상으로 숨지고 인근 20여채의 주택들이 전소되거나 부분적으로 불탔다.

 몰러 부국장은 대중의 공포심을 극복하기 위해 소방당국이 " 놓은 연기, 나쁜 연기, 통제불능의 불길,  처방된 불길"을 구분하는 등 홍보와 교육에 힘써왔지만,  소방대가 실제로 불을 놓기까지는 수 많은 장애물 경기를 거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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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더 그로브( 미 캘리포니아주)= AP/뉴시스】 삼림의 밀도가 비교적 더 조밀한 지역에서 맞불 작전의 실험에 임하고 있는 세콰이아 소방대원과 킹스 캐년 소방대원들이 올 6월 10일 현장에서 지휘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산불과  대자연의 신이 말하는 산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맞불이나 처방된 산불의 시행에는 여러 해 동안의 계획과 연방정부, 주 정부, 지역 환경청, 대기 오염관련 법 등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대한 세콰이어 숲 안에서 불을 지르는 한 사업은 13년이 걸린 적도 있다고 킹스 캐년 국립공원의 마이클 슌 대변인은 말했다.  

오리건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처방된 맞불의 시행을 위해서 지역과 경우에 따라 환경법 규제를 해제해 주는 경우도 있다.   오리건주는 대기오염에 관한 규제를 풀어 겨울철의 연기와 여름의 산불 화염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주 비상사태 선언을 함으로써  소규모 맞불의 신속한 시행을 보장해 놓고 있다.

 하지만 산불이 잦은 서부지역에서  어쩔수 없는 수단으로 맞불을 놓는 경우에 대해서도 환경보호단체와 반대자들은 생태계 파괴와 야생동물에 대한 위험, 온실가스 방출 등을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자연재해 중 한발에 잘 견디는 작은 관목 숲을 태워버릴 경우 그 자리에는 오히려 인화성이 더 강한 작은 잡초들이 침입해 온다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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