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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특금법' 개정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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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25 08:14:00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암호화폐 관련 최종 규제 권고안
특금법 개정안 발의...면밀한 논의 후 조속 시행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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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투명한 암호화폐 시장 정착을 위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 6월 21일 한국 등 3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금 세탁 방지 의무 등의 규제를 골자로 한 암호화폐(가상자산) 관련 최종 규제 권고안을 발표했다. 

FATF 권고안은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 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에 대한 규정을 제공하며 각국에 인·허가제 도입을 권고했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란 암호화폐거래소 등을 포함한다.

25일 블록체인법학회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0개 이상의 암호화폐거래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ATF 권고안에서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암호화폐거래소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FATF 권고안에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게 거래시 송신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획득해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가 파악해야 하는 거래 정보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암호화폐 지갑 등 계정 정보 ▲보내는 사람의 물리적 주소, 주민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보내는 사람의 생년월일 등이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 간에는 거래소 회원간 개인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각 거래자의 자금세탁 이력에 대한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암호화폐거래소 등록제 등을 신설하고,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가 암호화폐 거래 당사자들의 필수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뤄지는 암호화폐 거래에서 발신자 정보는 거래소가 보유할 수 있는 반면 수신자 정보는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거래상대방 개인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어렵고 이를 위해서는 은행간 거래와 동일하게 국가적인 시스템에 따라 거래소가 운영돼야 한다.

즉, FATF 권고안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행 특금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행 특금법에는 가상자산 내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인해 금융당국은 특금법상 일반 금융기관에 대한 간접 규제(의심거래자에 대한 계좌 개설 금지 또는 거래 거절 등) 및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통해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시행해 왔다. 

현재 특금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의 김병욱·제윤경·전재수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발의한 총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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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변호사는 "특금법 개정안의 내용은 FATF 권고안의 신고제에 관한 사항은 반영돼 있다. 그러나 신고 요건은 가상자산 취급업자에 모두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현재 특금법 개정안에는 가상자산 매도 및 매수업자를 제외한 VASP(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신고 요건은 불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행 신고제 요건인 가상실명계좌의 경우 현재 4대거래소에게만 부여돼 있고 추가로 개설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 암호화폐거래소는 이른바 '벌집계좌'로 불리는 법인계좌를 발급받아 여기에 다수의 개인 거래내역을 관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를 실시하면서 이른바 '벌집계좌'로 불리는 법인계좌를 통한 거래도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자금세탁방지 등을 위한 실명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가상실명계좌는 개설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서희 변호사는 "가상실명계좌 부여 요건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존 금융권의 기준 없는 권한 남용과 가상자산 시장까지 장악하게 될 우려도 존재한다"며 "가상실명계좌를 부여함에 있어서는 동등한 기준이 적용돼서 공평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이 과점화 돼 가상자산취급업자 시장의 경쟁이 소멸되고 일부 소수 기업의 락인 효과가 강화돼서 소비자의 이익이 오히려 축소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 변호사는 "앞으로 특금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서 암호화폐거래소의 존속 여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발표된 특금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보완점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 암호화폐거래소의 육성 및 건전화를 위해 어떤 내용이 보완돼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FATF 권고안이 확정되면서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도 이를 준수하기 위한 제도 개선,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 등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경제 시대의 새로운 거래수단인 가상화폐(암호화폐)의 효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국내 업계도 글로벌 시장 및 정부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서비스 개발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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