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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해코지 할 수 있다"…경찰에 인권교육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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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2 16:58:12
인권위, 인종차별금지 교육 및 사례 전파 권고
대전 지역 112 신고 처리 과정서 발언 문제돼
"중국인이 해코지 할수도" 언급에 반발해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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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12 신고를 받고 찾아간 채무자 집에서 중국인에게 퇴거를 요청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경찰관에 대한 인권교육을 주문했다. 중국인에 대해 부정적인 신고자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서 동의하는 표현까지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대전의 한 경찰서를 상대로 "진정 대상이 된 경찰관에 대해 인종차별금지에 관한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소속 직원들에게 이 사건 사례를 전파하라"는 권고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앞서 대전 지역의 한 경찰서 산하 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중국인 A씨를 퇴거 조치해달라는 취지의 112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출동 현장은 A씨와 채무관계에 있는 한국인 B씨의 집이었다.

B씨는 경찰에 "A씨는 중국인인데 요즘 세상이 험악해 나쁜 말로 중국 사람들을 고용해서 자신과 가족들을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인권위는 조사했다.

이 사건 이전 A씨는 길거리에서 B씨를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수십분간 "채무는 법적 절차에 의해 변제받아야 하고, 막무가내로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신고자 B씨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중국 사람이라며, 그렇죠? B씨 얘기가 누구를 데리고 와서 무슨 해코지를 할 줄 어떻게 아느냐고 하더라, 맞는 얘기"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이후 A씨는 '중국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데리고 와 나쁜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고, 그 말이 맞다고 얘기한 것'은 중국인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라면서 이 사건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 측은 문제의 발언은 B씨가 위협을 느낀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과정에서 나왔던 것으로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또 당시 조치는 과거 당사자 사이에 있었던 폭행 사건 등을 고려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법적 절차에 따른 예방조치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A씨에 대한 퇴거 요청은 범죄 예방과 제지를 위해 취할 수 있는 경찰관의 재량범위 안에 있는 조치였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구체적 근거없이 특정 국적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포함하는 B씨 발언 전체를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봤다.

또 "설사 당시의 정황과 A씨의 전력 등을 감안해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굳이 B씨 발언에 '맞는 말'이라고 부가적으로 발언할 필요성은 없어 보이고, 앞뒤 정황을 따져봐도 객관적 근거 없는 차별적 발언에 대한 동조의 의사를 표시한 것 외에는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관의 발언은 A씨의 인격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다만 업무 수행 중 설득해 퇴거시키려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적극적인 인종차별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인권교육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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