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여빈 "나같은 외모도 필요, 이상한 자신감이지만"
전여빈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동갑내기 세 친구 '임진주'(천우희), '이은정'(전여빈), '황한주'(한지은)의 연애와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전여빈은 이번이 첫 드라마 주연이다. 은정이 아픔을 딛고 성장한 것 처럼 자신도 "많이 성숙해졌다"고 귀띔했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은정으로만 지냈다며 "인정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봤다. 현장에서도 연기자, 스태프 도무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줘서 어느순간 진짜 친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은정이를 보면 같이 울게 된다고 해줘서 감사하다. 연기자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기 감정에만 도취해 울기도 한다. '시청자들과 함께 우는 연기자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있는데, '같이 울었다'고 해줘서 위안이 됐다. 실제로 연인과 사별한 경험은 없지만, 친구가 그런 경험이 있다. 나도 은정처럼 좋아하면 밀당하지 않고 달려가는 스타일이다. '홍대'(한준우)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갈 때 실제 연애 기억이 떠오르더러다. '멜로가 체질'을 하면서 정말 많이 설렜고, '사랑이란 게 참 어렵구나' 깨달았다.(웃음)"
'멜로가 체질'은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지만, 1~16회까지 시청률 1%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굴욕을 맛봤다. 물론 이 감독은 "우리에게 주어진 1%가 섹시하다"며 좋아라했다. 전여빈은 "살짝 의기소침했다"면서도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이런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반응이 엄청 뜨거워서 엄청난 1%였다. 믿고 봐주는 이분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말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등산할 때 뒤에서 누가 손만 받쳐줘도 쉽게 오를 수 있지 않느냐. 그런 기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예상치 못한 위기여서 다 같이 마음 아파했다"면서도 "재촬영을 처음 해봤다. 이미 찍은 분량이 너무 많은데 다시 찍으려고 하니 조금 힘들었다. 찍어야 할 컷들을 그대로 구현해야 하는데, 연기자들이 기계가 아닌 이상 똑같이 하기 힘들다. 대사가 같아도 행동의 각까지 다 맞춰야하니까. 표현해야하는 게 제한이 돼 다들 많이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제대로 해내고 싶어서 의기투합해서 찍었다. 우희 언니, 재홍 오빠가 전 스태프에게 밥을 사 힘내서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상수는 만날 '야! 야!' 거리며 막말 작렬에 안하무인이라서 '야감독'으로 불렸다. "손석구 오빠와 처음 만나서 욕하는 장면을 찍었다"면서 "늘상 욕하는 사람이 화내는 것과 기본적인 매너를 갖춘 은정이 욕하는 것은 다르지 않느냐. 오빠가 욕을 너무 잘해서 감정의 동요가 절로 일어나더라. 정말 재미있었다"며 좋아라했다.
"내 얼굴을 정말 좋아한다. 어렸을 때만 해도 쌍커풀이 없고 동글한 코는 예쁜 얼굴이 아니었다. 엄마가 항상 '너는 참 예쁜 아이야'라고 얘기해줬다. 연기 공부를 시작한 뒤 예쁜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좌절하기도 했다. '연예인 외모가 따로 있나?' 싶더라. 역할이 다양한 만큼 '나 같은 얼굴도 꼭 필요하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생겼다. 오히려 나는 비어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역을 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설레는데, 갈고 닦아서 녹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는 젊으면 젊은대로, 나이가 들면 드는대로 맡을 수 있는 배역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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