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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장벽 붕괴 30주년…美일탈에 고민 깊은 유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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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08 05:53:38
나토 사무총장 "유럽·美 연대, 총성 없이 냉전 종식시켜"
폼페이오 "나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십"
마크롱 "나토 동맹 '뇌사'...美헌신 고려해 현실 재평가 필요"
유럽 우려 속 트럼프 일방주의 행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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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먼로의 먼로 시민센터에 유세를 위해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30%포인트 차로 대승을 거뒀던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에서 민주당 앤디 비시어 후보에게 주지사를 내주면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9.11.07.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탈냉전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지 올해로 30년이 됐지만 서구권 집단 안보체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를 둘러싼 분열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그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 나토 "유럽·美 멀어지면 안돼"...폼페이오 "동맹 중요" 공감
 
나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베를린 장벽 붕괴(1989년 11월 9일) 30주년을 맞아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토 동맹은 유럽과 범대서양 안보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유럽과 북미 간 연대는 독일이 유럽과 국제사회에 재통합될 수 있게 했다"며 "총성 없이 냉전을 종식시켰으며 유럽 통합의 여건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 동맹들 간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북미는 오늘날 지난 수년간 보다 더 많은 일을 함께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을 버리고 있지 않다"며 "유럽을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시도는 범대서양 동맹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유럽 자체를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미국이 나토 동맹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나토는 여전히 중요하고 긴요하다"며 "기록된 역사 전체에 걸쳐 가장 긴요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매체 스타즈앤스트라이프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나토 동맹은 너무나 핵심적이고 중요하다"면서도 "모든 회원국이 공동의 안보 임무를 성취하기 위해 적절하게 참여하며 함께 관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마스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국경에서 총소리가 들리던 때에 당신 같은 미군들이 서쪽 진영에 서서 자유를 방어했다"며 "미국의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통일 독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마스 장관과 범대서양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이란의 위협 증대에 맞서 관여를 강화할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추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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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두번째)이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함께 베를린 장벽 앞에 서있다. 베를린 장벽은 1989년 11월 9일에 무너져,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2019.11.07

◇ 유럽, 美헌신에 불안감...마크롱 "나토 '뇌사' 상태"
 
폼페이오 장관이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하며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을 바라보는 유럽 동맹들 시선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뇌사'에 빠졌다고 경고하며 유럽이 더이상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동맹들 사이 전략적 의사 결정에 관한 어떤 조정도 없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헌신을 고려해 나토의 현실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벼랑 끝에 있다. 우리가 깨어나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지정학적으로 사라져버릴 위험이 상당하다"며 "그게 아니어도 우리가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주장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펼쳐 온 '유럽 홀로서기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메르켈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뇌사' 발언은 지나쳤다고 거리를 뒀다. 그는 나토가 여전히 독일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르켈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심화하자 더이상 미국에만 전적으로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추구하되 "유럽의 운명을 진정으로 우리 손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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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의 정부청사에서 정레 정상회의를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10.16.
◇ 트럼프 일방주의 행보 계속...범대서양 관계도 삐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2차 대전 이후 70년 넘게 국제질서를 이끌어 온 서구 동맹의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들과 마찬가지로 유럽 동맹들이 미국 보호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토를 '무용지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도 일방주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체결된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이달 4일 공식화했다. 파리협약을 비준한 187개 국가 중 탈퇴한 나라는 미국 뿐이다. 미국은 지난달에는 유럽 동맹들과 상의 없이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군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과 유럽 간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양측은 무역 협정 대신 서로의 수출품에 대한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은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체결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역시 지난해 5월 탈퇴했다. 이란은 미국의 탈퇴와 유럽의 협정 미준수를 이유로 핵활동을 서서히 재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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