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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화백, 뉴욕 레비고비 갤러리서 세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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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15 10:52:19  |  수정 2019-11-15 11:13:55
'정상화: 발굴, 1964-78'전 1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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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상화 화백이 지난 9월, 경기도 여주의 작업실에서1953년 서울대학교 졸업 전시를 위해  제작한 '자화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갤러리현대 제공.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970년대 작품은 들어내고 메우는 표현의 반복을 통해 회화의 캔버스를 본격적으로 의식하며 작업한 결과물이다."

일명 '벽지그림'으로 유명한 추상화 거장’ 정상화(89)화백이 미국 뉴욕의 유명화랑 레비고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난 11일 레비고비 갤러리 빌딩 3층 전시장에서 개막한 전시는 '정상화: 발굴, 1964-78(Chung Sang-Hwa: Excavations, 1964–78)'을 타이틀로 레비고비에서 개최하는 정 화백의 세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와 협력해 기획했다.

정 화백은 지난 2016년 레비고비 뉴욕에서 첫 미국 개인전, 2017년 런던에서 흰색 모노크롬 회화 신작 7점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연바 있다.

갤러리현대 도형태 대표는 “이번 전시는 ‘단색화’ 거장의 초기 작품을 ‘발굴’해 재조명한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정상화의 초기 작품에는 작가가 전위적 예술을 향한 열정을 품고 프랑스와 일본으로 떠난 기나긴 여정은 물론, 한국 미술사와 현대사의 주요 흐름이 거울처럼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화: 발굴, 1964-78'전을 계기로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한국 추상미술 거장들의 폭넓은 작품이 국제무대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뉴욕 전시는 작가가 1960~70년대 파리-고베-파리 등을 오가며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한 국제 아방가르드 운동에 깊은 영감을 받았던 시기에 제작한 주요 작품을 ‘발굴’해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정상화: 발굴, 1964-78'전은 작가의 작품 세계가 견고히 형성된 시기다. 당시 그는 카오린과 아교 등의 재료를 혁신적으로 사용했으며, 아크릴 물감과 유화 물감, 흑연, 한지 등으로 화면에 독창적인 질감과 레이어링 효과를 완성했다. 현재까지 작가는 끊임없이 자신만의 작업 프로세스를 연마하며 캔버스의 표면을 칠하고, 덧붙이고, 떼어내고, 메우는 방식으로 매 작품과 교감하며 예술적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화 화백은 여러 단계의 정교하고 세밀한 과정을 거쳐 저부조를 떠올리는 회화 세계를 완벽하게 구축하며, 단색화 운동은 물론 한국 전후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출품작 10여 점은 국내에서 알려진 그리드 형태의 뜯고 메우는 추상회화가 아니다. 50여년전 ‘들어내고 메우는’ 작업 기법을 예고하는 작품으로 정 화백이 50년 동안 펼친 창작 활동의 개념적, 기법적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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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상화 화백의 개인전 '정상화: 발굴, 1964-78(Chung Sang-Hwa: Excavations, 1964~78)>이 뉴욕 레비고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1960년대, 정 화백의 초기 작업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유럽의 앵포르멜에 영향을 받은 한국 앵포르멜 운동의 작품 경향을 대표한다.

출품작 중 가장 초기작인 'work 64-13'(1964)은 어두운 색감과 화면에 두드러진 조형적 요소와 재료의 물성 등이 특징으로 당시 그의 화법을 잘 드러낸다.

정 화백은 1960년대 들어 적토색, 짙은 주황색 등을 중심으로 색채 관계를 구체적으로 실험했으며, 동시에 카오린(고령토)과 같은 비전통적 재료를 활용해 캔버스 표면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실험적인 작품으로 1963년 한국의 젊은 추상 화가들을 파리에 소개하는 갤러리람베르(Galerie Lambert)의 기획전 '젊은 한국작가(Les jeunes peintres coréens)'에 초대됐다. 이 전시는 작가가 1967년 파리로 이주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 화백은 파리에 거주하며 현지 갤러리와 미술관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자유로운 예술 환경 안에서 그만의 비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완성해 나갔다.

1970년대, 정 화백은 일본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을 이어갔다. 1969년 파리에서 고베로 이주한 그는 요시하라 지로(吉原治良), 시라가 카즈오(白髪 一雄) 등 일본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그룹인 구타이(具体)의 작가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work k-3'(1970)와 'work 70-9-15'(1970) 등 이 시기에 제작한 작품은 직관적으로 완성된 듯한 추상적 구성을 보인다.

이후 1970년대 후반 'untitled 78-11-29'(1978)와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직사각형 격자(그리드) 형태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계속해서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체계적으로 발전해 나갔다.

1977년 파리로 돌아간 정 화백은 15년 후인 1992년 귀국, 현재까지 경기도 여주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레비고비 전시는 2020년 1월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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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상화 Work 70-9-15 1970 Acrylic and oil on canvas 162.2 x 130.3 cm 갤러리현대 제공 © Chung Sang-Hwa Courtesy Gallery Hyundai, Seoul and Lévy Gorvy, New York

◇정상화 화백= 일제강점기였던 193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 휴전 3년 후인 1956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파리-고베-파리 등으로 작업실을 옮기며 활동을 이어갔다. 1960년대부터 국내외 수많은 전시를 비롯해, 파리비엔날레(1965)와 상파울루비엔날레(1967, 1973), 광주비엔날레(2000), 메디테이션비엔날레(2008) 등에 참여했다. 2011년 대형 회고전 '정상화: 고고학의 회화(Chung Sang Hwa: Painting Archeology)'가 프랑스 생테티엔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생테티엔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아부다비, 시카고현대미술관, 허시혼미술관, 스미스소니언박물관, 홍콩 M+미술관, 시즈오카현립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레비고비(Lévy Gorvy)갤러리=2013년 스위스 출신 아트 딜러인 도미니크 레비(Dominique Lévy)가 크리스티의 현대미술 부문 회장을 역임한 브렛 고비(Brett Gorvy)와 함께 설립했다.  알렉산더 칼더, 알베르토 자코메티,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근현대와 동시대 미술 유명 작가 전시로 세계 메이저 화랑으로 자리매김해있다. 현재 뉴욕 매디슨가 909번지, 런던 메이페어와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세 곳의 전시공간을 운영 중이다. 정상화 화백이외에도 국내 전위미술가 1세대 이승택 화백이 지난 2017년 미국 첫 개인전을 열었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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