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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새해 첫날부터 '100만' 시위...경찰, 400명 체포(종합2보)

등록 2020.01.02 04: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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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거 승리한 범민주 진영이 행진 이끌어

도심 곳곳서 과격 시위대와 경찰 충돌

캐리 람 "겸허히 듣겠다"면서도 일국양제 재강조

[홍콩=AP/뉴시스]새해 첫날인 1일 홍콩 시내에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1.01

[홍콩=AP/뉴시스]새해 첫날인 1일 홍콩 시내에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1.0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홍콩에서 새해 첫날부터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열렸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장기화된 시위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면서도 중국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개최된 가운데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빅토리아 파크에 집결한 뒤 코즈웨이 베이부터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정부에 경찰 진압에 대한 독립 수사, 체포된 이들 사면, 보편적 참정권 등을 거듭 촉구했다.
 
새해 첫날 행진은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범민주 진영 인사들이 앞장섰다.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들도 시위에 가세하면서 파업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홍콩 민간인권전선(CHRF)은 이날 참가자가 100만 명 이상이었다며 작년 6월 9일 개최된 첫 번째 대규모 시위보다 인원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찰 측 집계 인원은 약 6만 명이었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이날 도로를 봉쇄하고 화염병과 쓰레기를 투척했다. HSBC은행 분점과 상점, 신호등을 파손하기도 했다. 홍콩 고등법원 외벽에서 판사들을 비판하는 낙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 후추 스프레이 등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불법 집회와 공격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4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지난해 6월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루 동안 체포된 인원 중 가장 많다.
[홍콩=AP/뉴시스]새해 첫날인 1일 새벽 홍콩 시내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2020.01.01

[홍콩=AP/뉴시스]새해 첫날인 1일 새벽 홍콩 시내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2020.01.01


CHRF는 성명을 통해 "2020년 첫날부터 경찰은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올해 첫 허가된 집회를 해산시키려고 했다"면서 "홍콩 정부는 대중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홍콩시민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한 학생은 "행정장관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어 시위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의 신년사를 보면 자신이 벌인 일을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와 정부의 과도한 경찰력 투입을 규탄하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작년 6월부터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람 장관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 "슬픔, 불안, 실망 심지어 분노가 조성됐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 곤경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우리는 이전에 본 적 없는 도전들을 마주했다"면서 새 해에는 홍콩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겸허하게 목소리를 듣겠다면서도 일국양제 원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전날 신년사에서 마카오의 사례는 일국양제가 전적으로 성취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홍콩 역시 같은 원칙 아래 번영과 안정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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