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020 연극 라인업]대형 내한공연 풍성...워호스·RSC·채식주의자

등록 2020.01.10 06:00:00수정 2020.01.10 07:01: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재연 '렛미인'·'조씨고아, 복수의 씨앗'도 기대

[서울=뉴시스] '워호스' 내한공연. (사진 = 쇼노트 제공) 2020.01.0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워호스' 내한공연. (사진 = 쇼노트 제공) 2020.0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 연극계는 대형 내한공연이 가장 눈길을 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를 톺아보는 작품들도 대기 중이다.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 유명 작품을 원작으로 작품들도 기대작이다.

◇대형 내한공연 우르르
 
영국 국립극장(NT)의 '워호스'(7~8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가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07년 영국 초연 이후 세계 11개국, 97개 도시에서 8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상 2개 부문(무대디자인·안무), 2011년 미국 토니상에서 최고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마이클 모퍼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기마대 군마로 차출된 말 '조이'와 소년 '알버트'의 모험과 우정을 말과 인간의 시점으로 그린다. 나무로 만들어진 실물 크기의 말 퍼펫이 무대를 누비는 장면이 압권이다. SBS 창사 30주년 기념 대작으로 쇼노트와 앰피앤컴퍼니가 함께 선보인다.

올해 국립극단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라인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세계적인 극단인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의 신작 '말괄량이 길들이기'(6월 2~6일 명동예술극장)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관습적 성역할의 전복, 장애인 배우 캐스팅 등 동시대 연극의 도전을 이뤄낸 화제작"이라고 소개했다.

또 국립극단은 러시아 박탄고프극장의 황금마스크상 수상작 '바냐 삼촌'(5월 28~30일 명동예술극장)도 초청한다. 리마스 투미나스의 파격적인 연출로 변신한 고전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한다.

수준 높은 연극 내한공연을 기획해온 LG아트센터 기획공연 중에서는 유럽 연극계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급진적인 연출가로 불리는 '다큐멘터리 시어터의 거장'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4월 1~3일)가 가장 눈길을 끈다. 라우 연출은 벨기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면밀하게 담아낸다.

러시아의 젊은 스타 연출가 티모페이 쿨리아빈의 2014년 골든 마스크상 수상작인 연극 '오네긴'(11월 6~8일)도 주목 받는다.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푸시킨의 서사시 '예브게니 오네긴'을 연극화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서울=뉴시스] 밀로 라우 '반복–연극의 역사'. (사진 = Hubert Amiel·LG아트센터 제공) 2020.01.0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밀로 라우 '반복–연극의 역사'. (사진 = Hubert Amiel·LG아트센터 제공) 2020.01.09. [email protected]

올해 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는다. 아픔을 기억해서 상처를 보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기념행사가 준비 중인데 공연계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의 '휴먼 푸가(Human Fuga)'가 대표적이다. 5·18을 다룬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원작이다. 작년 11월 배요섭 연출로 초연했다. 올해도 재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짬뽕'은 2004년 초연, 매년 5월이면 대학로 무대에 올라온 작품인데 이번에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4~5월)에서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설정의 블랙 코미디. 짬뽕 배달사고로 5·18이 일어났다고 믿는 중국집 '춘래원' 식구들이 소박한 꿈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렸다.

광주를 기반으로 삼은 문화예술단체들은 5·18 40주년을 기념한 공연 개발에 더 분주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대표적이다. 작년 10월 시범공연으로 '시간을 칠하는 사람'을 선보였다. '건물이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렸는데, 5·18 최후 항쟁지였던 전남도청과 연관된 '칠장이'의 이야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019년 5월 선보인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역시 올해 다시 찾아온다. 5·18 민주화운동을 관객이 무대 위에서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5·18을 다룬 대표 연극 '푸르른 날에'의 고선웅 연출과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극공작소 마방진 배우들이 함께 한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과 '나는 광주에 없었다' 모두 최근 세계적 공연계 흐름인 이머시브, 즉 관객 몰입형 공연을 표방한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애고 관객을 극 안으로 적극 끌어들이는 형식을 가리킨다.

◇문제의식 깃든 눈에 띄는 신작들

국립극단은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은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연극(5~6월 국립극단 소극장 판)으로 옮긴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바라보는 그의 남편 '나'의 이야기다.

이번 '채식주의자' 연극화는 국립극단이 벨기에 리에주극장과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어 양국 예술가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결과다. '연출의 판 – 해외연출가전'의 하나로 벨기에 연출가 셀마 알루이가 연출한다. '채식주의자'가 연극으로 옮겨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휴먼푸가.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2019.12.0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휴먼푸가.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2019.12.09 [email protected]

국립극단은 배삼식 작가에게 신작 '화전가'(2월28일~3월22일 명동예술극장)도 의뢰했다. 이성열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한다. 국립극단과 해방기를 다룬 연극 '1945'로 호평 받은 배 작가는 이번에 6·25 동란 직전인 1950년을 톺아본다. 위태로운 시기를 오직 서로에게만 의지한 채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 서울시극단은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구자혜 연출가가 로드킬(Road kill)을 소재로 선보이는 신작 '로드킬 인더씨어터'(4월17일~5월3일 M씨어터)와 한송희 작가, 이기쁨 연출로 나혜석의 치열한 삶을 무대로 풀어낸 '나, 혜석'(9월 11~27일 M씨어터)을 무대에 올린다.

두산아트센터는 2013년부터 매년 봄에 펼치는 통합 기획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 올해의 주제로 '푸드(FOOD)'를 삼았다. '푸드'와 연결된 사회학과 인문학 등 각 분야의 강연과 공연, 전시 등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 윤성호의 신작을 내놓는다.

◇거장 배우들의 굵직한 신작 

국립극단 역사에서 세 명의 연출가에 의해 공연된 레퍼토리 '파우스트'(원작 요한 볼프강 폰 괴테)(4월3일~5월3일 명동예술극장)도 기대를 모은다. 조광화 연출의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임기를 마치고 무대로 돌아온 김성녀가 악마와 영혼을 담보로 거래하는 학자 파우스트를 맡아 눈길을 끈다. 보통 남성 배우가 맡아온 역을 여성 배우의 대표격인 김성녀가 연기하다.

'연극계의 거목'인 배우 박정자의 배우론을 담은 연극 '노래처럼 말해줘'(2월 6~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공연한다. 60년 가까이 연극만을 생각해온 박정자가 무대 뒤 삶의 이야기까지 꺼내놓는 자리다. 박정자의 내레이션과 음악, 영상이 어우러지는 크로스오버 공연이다.

◇언제라도 환영할 만한 재공연

뱀파이어 소녀, 외로운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렛미인'(5월2일부터 6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4년 만에 돌아온다.

[서울=뉴시스] 연극 '렛미인'.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2020.01.0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렛미인'.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2020.01.09. [email protected]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웨덴 영화로 마니아 층을 보유한 작품이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연극화했는데 신시컴퍼니가 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국내에 소개했다.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뮤지컬 '원스'의 존 티파니가 연출한 이 작품은 미니멀리즘의 극치인 무대, 마법 같은 무대효과로 호평을 들었다.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으로 4번째 시즌을 맞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2월14일~3월2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도 돌아온다. 2013년 초연부터 함께한 신구, 손숙이 여전히 함께 하고 조달환 배우가 새로 합류한다.

70주년을 준비하며 진행한 관객 설문조사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원작 기군상, 각색·연출 고선웅)(6월19일~7월26일 명동예술극장)과 정진새 각색, 부새롬 연출로 새롭게 태어날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11월27일~12월27일 명동예술극장)도 기대를 모은다

마니아를 양산한 장준환 감독의 동명영화가 원작인 '지구를 지켜라'(3월7일~5월31일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3관)은 3년 만에 돌아온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병구와 병구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돼 납치된 강만식, 병구의 조력자인 순이, 병구와 순이를 쫓는 추형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SF 블랙코미디물이다.

2018년 초연 당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연극 '아마데우스'도 2년 만에 두 번째 시즌(11월 광람아트센터)으로 돌아온다. 당시 조정석, 김재욱, 성규, 지현준, 한지상, 이충주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평균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했다.

영화로도 유명한 피터 셰퍼의 '아마데우스'가 원작이다. 연극임에도 20곡이 넘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용하고 6인조의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