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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이동통신시장 개편

등록 2020.02.12 1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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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계로 캘리포니아주 공공시설 위원회(CPUC) 승인 받아야

[워싱턴=AP/뉴시스]존 리거 미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오른쪽)이 2019년 2월13일 마르셀로 클로 스프린트 CEO와 함께 미 하원 소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미 연방 판사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승인, 가입자 수에서 미국 내 3, 4위인 두 거대 무선통신 회사 통합과 관련한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속통들이 밝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2.11

[워싱턴=AP/뉴시스]존 리거 미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오른쪽)이 2019년 2월13일 마르셀로 클로 스프린트 CEO와 함께 미 하원 소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미 연방 판사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승인, 가입자 수에서 미국 내 3, 4위인 두 거대 무선통신 회사 통합과 관련한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속통들이 밝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2.1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11일(현지시간) 이동통신업계 3·4위 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간 승인했다.  양사 합병이 마무리되면 미국 이동통신시장은 버라이즌, AT&T, T모바일-스프린트 등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앞서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14개 주(州)정부(워싱턴 D.C 포함)가 양사간 합병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反)독점소송을 제기했지만 미 연방법원은 주정부가 아닌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빅터 마레로 뉴욕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3가지 청구 기각 논리를 제시했다.
 
마레로 판사는 우선 "그들은(주정부들은) 합병 당사자들이 통합 직후 직간접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거나 품질을 떨어뜨리는 반(反)경쟁적 행위를 추구할 것이라는 점을 재판부에 납득시키는데 실패했다"고 판시했다.
 
그는 이동통신 시장이 과거 피쳐폰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것을 언급하면서 "이동통신 사업은 다른 시장보다 역동적이었다"며 "현재의 특징과 표준은 어지 않은 미래에 시대에 뒤떨어지고 시장성이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레로 판사는 스프린트가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경쟁 전략을 갖고 있지 않고 전국 이동통신 네트워크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재판부는 스프린트가 합병 없이 이동통신업체로서 계속해서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레로 판사는 새로운 이동통신사업자인 디시(Dish) 네트워크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유효한 경쟁자가 될 수 없을 것이고, 전국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 정부들의 주장도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 중 하나를 넘게 됐다. 양사는 2018년 4월 265억 달러 규모 합병에 합의했지만 규제 기관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합병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양사는 지난해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얻어냈다. 법무부는 반독점 논란을 막기 위해 스프린트 고객 계정의 20%(900만명)을 디시 네트워크에 매각한다는 조건으로 양사의 합병을 승인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캘리포니아주 공공시설 위원회(CPUC)의 승인을 받아만 합병이 성사될 수 있다. CPUC는 이르면 7월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WSJ는 CPUC가 양사 합병을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주 정부들의 항소와 합병에 반대하는 개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면 합병이 불발될 수도 있다. 주 정부들은 항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법무부와 FCC의 승인을 얻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무부와 FCC가 양사 합병에 동의한 이후에도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주정부들의 소송을 주도했던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인 레티샤 제임스는 성명을 내어 "주 정부들은 판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반독점법이 금지한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메가 합병'에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피해를 끼친다. 사업자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 경우 소비자와 노동자, 혁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주 정부들은 항소 등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역시 주정부들의 소송에 전면에 섰던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 자비에르 베세라도 성명에서 "우리는 메가 합병이 아닌 경쟁의 편에 설 것"이라면서 "우리 연합은 혁신과 경쟁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동안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항소를 예고했다.
 
반면 법무부는 마레로 판사의 판결을 환영하고 나섰다. 법원이 주정부들로 하여금 연방 규제기관의 결정을 되돌리도록 승인할 경우 향후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T모바일과 스프린트, 디쉬 네트워크의 주가는 각각 78%, 12%, 7% 상승했다. 반면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 주가는 3% 하락했고, 2위 사업자인 AT&T 주가는 보합을 유지했다.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인 존 레저는 성명을 내어 "우리는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T모바일은 아직 몇건의 승인이 더 필요하지만 이르면 4월1일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T모바일은 향후 3년간 이동통신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가격을 추가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3년 이내 미국 인구의 97%를 관장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양사 합병 이후 제4 이동통신사업자로 시장에 뛰어들 디시 네트워크도 법정에서 자사가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디시 네트워크는 향후 7년간 T모바일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지만 그 이후에는 자체 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오는 2023년까지 미국 국토의 70%를 관장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면 최대 22억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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