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돌 지난 아들 있는데" 과로로 숨진 성주군 직원 '추모 물결'
코로나 비상근무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4일만에 숨져
평소 성실하던 '세 아이 아빠' 비보에 동료들 눈시울
"부인도 공무원…하루 빨리 코로나 극복, 일상 되찾아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email protecte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북 성주군의 한 40대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숨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6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재난안전대책본부 실무자인 안전건설과에서 근무하던 A(47·6급)씨는 비상근무 중 지난 2일 오전 11시께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A씨는 직원에 의해 발견됐지만 의식불명상태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A씨는 쓰러진 지 4일만인 6일 오전 4시께 숨졌다.
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본관 3층 재난상황실에서 코로나19 업무를 보다가 과로로 쓰러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A씨는 1996년 시설직 공채로 임용돼 도시·건축·토목 분야에서 일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달 17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email protected]
결국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A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졌다. 병명은 뇌출혈이었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A씨는 초등학생 3학년생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이제 막 돌이 지난 세 아이의 아버지였다.
A씨의 부인도 공무원으로 셋째를 낳은 후 육아 휴직 중이었다. A씨의 부인은 A씨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 집에서 병원을 급하게 달려가 간호했다.
하지만 A씨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고 이 충격에 A씨의 부인은 쓰러지기까지 했다.
A씨의 동료 공무원은 "갑자기 이렇게 된 것도 충격이지만 누구보다 부인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며 "모두 갑작스레 닥친 일로 망연자실 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A씨의 동료 공무원들도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76명 추가돼 총 3526명으로 늘어난 1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얼굴에 보호구 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email protected]
또 다른 공무원은 "모든 공무원이 코로나19에 집중하느라 다른 일은 손도 못 대고 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한다. 이러다 또 다른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까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성주군은 A씨의 장례식 발인 시 A씨의 운구차가 군청에 들렸다 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A씨의 유족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아직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족에게 발인 시 운구차가 군청에 들렸다 가는 것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유족으로부터 온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죽음에 동료 공무원들 모두 슬퍼하며 힘들어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도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례는 대구 웰니스1004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르며, 발인 일시는 8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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