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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리는 원유 선물거래...광풍 다시 불까

등록 2020.06.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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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의 조치 이후 약 한달만의 정상거래

LP들 "접속매매로 전환으로 물량소진 걱정돼"

고삐 풀리는 원유 선물거래...광풍 다시 불까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투기 광풍으로 매매 방식이 전환됐던 레버리지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이 약 한달만에 정상화가 이뤄진다. 국제유가의 안정세와 유동성공급자(LP)들의 분기 평가 의식이 괴리율 완화로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레버리지 원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다시 투기 과열 조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은 괴리율 9.78%로 장을 마쳐 단일가매매가 해제됐다. 이는 단일가매매 방식 전환 조치 후 약 한달만의 해제다.

앞서 거래소는 레버리지 원유 ETN에 대해 투기 과열로 괴리율이 벌어지자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전환했고, 3영업일 간 괴리율이 12% 이하를 유지할 경우에 이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괴리율이 하락한 이유는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약 한달만에 15달러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다시 단일가매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 ETN은 괴리율 12.59%까지 오르기도 했고,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거래정지에 해당되는 괴리율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장 막바지 괴리율 하락이 없었다면 단일가매매 조치 해제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거래정지 되는 종목도 나타날 수 있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괴리율 12% 이하로 3일 이상돼 접속매매로 바뀌었다”면서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 ETN은 상품 성격이 달라서 과거에도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다시 괴리율이 12%가 넘어서 장을 마감할 경우, 다시 단일가매매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2분기 평가를 의식한 LP들의 물량 공급도 이날 괴리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 ETN의 LP인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장 초반 레버리지 원유 ETN의 괴리율이 12%를 넘어서자 1차적으로 13만5000주를 공급했고, 이어 괴리율이 11% 후반까지 오를 때마다 물량을 공급하며 괴리율 축소에 나섰다. 이날 약 110만주를 매도하며 괴리율 축소에 나섰다.

다만 LP들 사이에선 단일가 매매 해제가 오히려 LP들에게 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접속매매의 경우, LP가 부담해야 할 물량이 대폭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원유 ETN의 LP 증권사 관계자는 “단일가매매는 30분에 한번 주문 체결이라 부담이 적었으나, 접속매매가 되면 스캐닝 시간이 짧아져 부담이 커진다”면서 “특히 계속해서 물량을 공급해야 해 LP의 보유잔고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이같은 현상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액면병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레버리지 원유 ETN들은 일명 동전주라 불리울 만큼 낮은 시장가격으로 인해 작은 변동에도 괴리율이 크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탁결제원 시스템의 도입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는 9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액면병합의 경우 예탁결제원 시스템도 같이 가야돼 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9월 기본예탁금 시스템 도입과 함께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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