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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게임스톱·AMC' 주가 폭등…'세력'이 된 미국 개미들

등록 2021.01.28 16: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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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주가, 12 거래일 만에 19배 폭등

개미들 온라인 게시판서 종목 정해 '공동 구매'

밀레니얼·Z세대 '월가 반감'…헤지펀드社 손실로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 오프라인 게임업체 게임스톱(GameStop)의 주가는 27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34.84% 오른 347.51달러에 마감했다. 12 거래일 만에 19배 상승하면서다. 사진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게임스톱' 매장의 간판을 촬영한 것. 2021.01.28.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 오프라인 게임업체 게임스톱(GameStop)의 주가는 27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34.84% 오른 347.51달러에 마감했다. 12 거래일 만에 19배 상승하면서다. 사진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게임스톱' 매장의 간판을 촬영한 것. 2021.01.28.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를 뛰어넘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이한 흐름이 확인됐다. 주요 증시가 일제히 2% 이상 하락한 가운데 오프라인 게임업체 게임스톱(GameStop)과 극장체인 AMC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이날 게임스톱은 전날 대비 134.84% 오른 347.51달러, AMC는 301.21%나 급등한 19.90달러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기업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게임스톱의 경우 올해 450개의 매장을 없애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게임스톱의 주가는 지난 8일 17.69달러에서 12 거래일 만에 19배가 상승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들의 주가를 올려놓은 건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게시판이다. 약 300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 게시판에서 종목을 상의해 공동 구매에 돌입했다.

엄청난 수의 투자자들과 막대한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레딧의 한 회원은 "우리가 찢었다. 우리가 증시 개장과 동시에 게임스톱을 찢었다"고 게시판에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이는 "우리가 대형 투자회사보다 강력한 세력이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CNN은 이같은 현상을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감'으로 해석했다.

레딧의 사용자들은 밀레니얼과 Z세대다. 미국을 경제위기에 빠뜨린 자본가들에 반발해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시위에 참여했던 주역들이다. 자본가들의 탐욕을 비판하던 이들이 이번엔 헤지펀드들이 공매도를 한 기업들을 선택해 매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미국 오프라인 게임업체 게임스톱(GameStop)의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마켓워치 캡처) 2021.01.28.

[서울=뉴시스] 미국 오프라인 게임업체 게임스톱(GameStop)의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마켓워치 캡처) 2021.01.28.



실제 개미들의 대량 매수로 월스트리트의 공매도 세력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헤지펀드사 멜빈 캐피털은 지난 25일 총 27억5000만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매도했던 게임스톱 주식이 급등하자 '쇼트 스퀴즈'에 내몰리면서다. 쇼트 스퀴즈는 공매도한 주식이 예상을 벗어난 수준으로 가치가 올랐을 때 더 비싼 가격에 되사서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또다른 헤지펀드사 시트론 역시 큰 적자를 보고 게임스톱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시트론의 한 관계자는 게임스톱으로 100% 손해를 봤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미국 외환 중개회사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노련한 공매도 세력들이 개미들에 무너진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라며 "게임스톱 주가에 벌어진 일은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미국 금융 당국도 이번 사태에 당혹감을 표했다. 미국 증권 규제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을 통해 투자자 보호와 효과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미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레딧 이용자는 CNBC에 공개서한을 보내 "금융권이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이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무시다. 이 사태를 봉합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세대의 투자자들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금융 시장의 민주주의'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투자회사 사프란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창립자인 에리카 사프란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문가들의 주식 철학으로 움직이던 시장이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세력을 형성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흐름을 타는 전략은 새로운 세대의 투자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프란은 새로운 세력과 예전 세력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틀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시장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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