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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나탄즈원전 복구에 최소 9개월 소요" NYT

등록 2021.04.12 12: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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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탄즈(이란)=AP/뉴시스]지난 2019년 11월5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들의 모습. 이란이 11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 사태에 대해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복귀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1.4.12

[나탄즈(이란)=AP/뉴시스]지난 2019년 11월5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들의 모습. 이란이 11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 사태에 대해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복귀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1.4.1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주요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원전에서 이스라엘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이란이 나탄즈원전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9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에 이스라엘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 라디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비밀 첩보기관 모사드의 공작이라고 보도했다.

정보 당국자 2명은 NYT에 "이번 사태(정전)가 나탄즈 원전 지하 원심분리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독립적인 내부 전력 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한 대형 폭발로 인해 발생했다"고 했다. 이스라엘 채널13과 칸도 익명의 정보 관계자를 인용해 사이버 공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비밀 작전을 언급하는 대가로 익명을 요구한 관리는 NYT에 "이번 폭발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며 "나탄즈원전 생산량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NYT는 이란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 동력이 이번 사태로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 이란 전문가인 헨리 로마는 "이란 정부는 균형을 맞추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며 "이란은 이스라엘에 공격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와 같은 보복으로 서방의 JCPOA 복귀 시도가 정치적으로 불가능해지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NYT는 오스틴 로이드 미국 국방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베니 간츠 국방장관과 회담을 위해 이스라엘을 순방하고 있는 와중에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나탄즈 작전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는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핵합의(JCPOA) 복귀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은 주요 우라늄 농축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이번 정전 사태를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보복을 천명했지만 피해 규모와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11일 이란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탄즈원전 전체에 전력이 차단됐다"며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NYT는 이란이 지난해 7월 나탄즈원전 원심분리기 조립공장 화재 이후 이와 같은 평가를 내놨지만 추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당초 화재 사고에서 사보타주(고의적 파괴)로 입장을 바꿨고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란 매체들은 이스라엘을 사보타주 용의자로 지목했다.

NYT는 이란 관리들이 나탄즈원전 신형 원심분리기(IR-6, IR-5) 가동을 축하한지 하루 만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정책상 대이란 작전에 대해 공식 언급하는 경우는 없다.

이밖에 일부 이란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격으로 정전이 일어났다는 관측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탄즈원전은 독자 전력망과 다수의 백업 시스템, 사이버 공격으로 시스템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위기그룹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이번 사태가 사이버 공격이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나탄즈 원전에 대한 간접적인 또는 물리적 침투가 목표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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