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로 위축된 세계경제, 정상화 여부 미묘한 분기점" WSJ

등록 2021.11.08 08:14:23수정 2021.11.08 08:21: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물가상승·임금상승 상호작용으로 인플레 가속화

수조달러 경기부양책 촉발 수요 증가로 공급망 정체

내년에도 공급망 정체 계속될 것…세계 경제 불안정

각국의 대응도 천차만별…중국은 개혁이 성장 낮춰

[AP=뉴시스]전세계 대기업들 가운데 공급망 정체가 곧 풀릴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20%도 채 안된다.

[AP=뉴시스]전세계 대기업들 가운데 공급망 정체가 곧 풀릴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20%도 채 안된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크게 위축됐던 경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정상적 경제로 복귀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미묘한 분기점에 놓여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전세계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분석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정상화를 위한 올바른 정책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미국과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역대 최저금리와 대규모의 채권 매입 등 비상상항에서 취한 경기부챵 정책들로부터 경제가 벗어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인플레를 억제하면서도 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조 달러를 투입해 만들어낸 지난해의 소비자 수요 급증이 해외로 불똥이 튀면서 전세계 공급망이 붕괴했으며 이런 현상이 2022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정책 담당자들이 밝히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물가 상승과 원자재 및 노동력 부족현상이 주요 기업들은 물론 독일과 같은 주요 선진국들에도 압박이 되고 있다.

한편 중국이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축소하기 위한 경제개혁하는 과정에서 기술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면서 성장이 느려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세계 경제의 성장도 방해되고 있다.

그 결과 아직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느 세계 경제가 자칫 곤경에 처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닉 쉬어링 수석 경제학자는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에서 가장 힘든 것이 정책 결정자들이 장기적인 현상과 단기적인 현상을 구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대응이 너무 뒤쳐지면 인플레가 계속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물가상승이 너무 빨라지면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는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이게 된다.

지난주 제롬 파웰 미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앞날을 전망하면서 정책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이달중 월 채권매입 규모를 1200억달러보다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가 예상보다 높고 병목현상이 줄기는 커녕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내년까지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일들은 우리는 물론 거시경제학자 누구도 예상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 취한 조치들은 투자자들의 예상을 벗어난 것들이다.

지난 주 영란은행은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진 대규모 채권 매입으로 촉발된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체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예상을 뛰어 넘어 1.5%에서 2.75%로 크게 올렸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지난 10월 대기업 조사에 따르면 현재의 공급망 혼란이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전체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상황이 어느 곳보다 심각한다. 6조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소비자들의 지출이 팬데믹 이전보다 9% 가량 증가했고 공급망 혼란으로 지난 9월 인플레가 13년 만에 최고인 5.4%로 올랐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쿠퍼 스탠다드 홀딩스의 제프리 에드워드 수석경제학자는 지난 주 "원자재, 에너지, 수송 및 노동력 등 모든 부문에 확산돼 있는 인플레 압박을 어떻게 상쇄하지 못해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3분기 매출이 줄면서 적자를 냈다. 그는 일부 자산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피치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동서해안의 항구들에는 2019년보다 20% 가까이 많은 컨테이너 적체현상이 몇 달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다. 콘테이너 대기업 A.P. 몰러-머스크 A/S의 라스 미카엘 옌센 네트워크 책임자는 "지난 봄만 해도 나는 가을 쯤 되면 상황이 풀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델타 바이러스 변종이 확산하면서 초래된 지난 여름의 경기 악화에서 반등하면서 미국에선 지난달 일자리가 50만개 넘게 늘어났다. 민간 부문의 시간당 평균임금도 팬데믹 이전 15년간 상승율의 두배인 4.9% 올랐다.

노무라에 따르면 중국은 성장률이 지난 몇 분기 동안 3~4%로 낮아졌다.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및 부동산 등 주요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강화가 원인이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아시아 담담 수석경제학자 케빈 라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가 최근 10년 사이에 볼 수 없었던 정도로 더 큰 폭으로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남부 둥관에서 소형 오토바이 부품을 생산하는 루 사장은 국내수요가 줄고 해외 선적이 힘들어지면서 주문 취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철강과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애를 먹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적인 전력 부족 때문에 광동성 당국이 지난달 3주 동안 오후에만 공장을 가동하도록 전기 공급을 제한했다.

루사장은 "제조업은 물론 다른 부문에서도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해 내년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산둥성 동부의 레드 100 라이팅사의 차오 마케팅 책임자는 수요가 많지만 수송망 혼란과 중국 항구 여러곳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사태로 제품을 해외 고객에게 전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 19 환자가 줄어들면서 공장이 다시 가동되고 있는 점도 공급망 정체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들 나라의 공장들은 노동력 부족과 운송비 상승 및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의료기회사인 다이버사텍의 베트남 지사장 조나산 모레노는 현지 노동자들은 전원 접종을 마쳤지만 공장 근로자 한 사람이 최근 양성 판정을 받자 전체 근로자의 15%에 달하는 접촉직원 전부를 1주일 동안 집에 머물도록 해야 했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공급망 정체현상이 자동차산업 등 자국의 강력한 제조업 부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의 제조업 생산은 팬데믹 이전보다 10% 가량 적었다.

유럽의 신차판매량은 지난 9월 1년전보다 4분의 1 가량이 줄어 199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자회인 체코의 자동차회사 스코다 아우토는 반도체 부족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생산 감축을 이어갈 것이며 올해 부품 부족 때문에 올해 차량 생산이 25만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원수 1100명으로 포르쉐, BMW, 벤츠 등에 부품을 공급해온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하인체 그루페는 올해 내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몇달 동안 공급되지 않는 플라스틱과 같은 원자재난, 반도체칩 부족으로 인한 일부 자동차사들의 공장 폐쇄 등으로 인해 지난 9월 예비 파산상태에 빠졌다.

이 회사 틸메스 CEO는 "스물 다섯살부터 자동차 일을 해왔는데 지금처럼 상황이 나빴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수요-공급간 미스 매치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몰라 곤경을 치르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3대중 1대에 플라스틱 부품을 공급하는 프랑스 노바레스사 피에르 불레 CEO는 소비자들이 "지난 9월부터 경제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확신했고 공급 주문도 늘었으며 연말쯤 사람들이 다시 일하러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모두 빗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달 사이 노바레스사 고객들이 마감 48시간 이내에 주문을 취소한 사례가 150건 이상이라면서 "재고가 하루하루 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현금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가전제품 수리회사를 운영하는 조시 글렌은 팬데믹 이전 3,4일 정도면 수리가 가능했는데 현재는 2주 이상이 걸린다면서 부품 부족으로 수요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부품이 없어서 냉장고를 두달 넘게 수리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