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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런던의 불금, 임상수와 '행복의 나라로'...한국영화제 성황

등록 2021.11.2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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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임상수 감독, 런던 방문해 관객들 만나

"죽음 관해 다룬 영화…코로나19,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기였다"

관객 대다수 영국 현지인…한국 영화에 폭넓고 깊은 관심 보여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후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후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지난 19일(현지시간)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은 영국 런던에 '행복의 나라'가 활짝 열렸다.

한국 영화계 거장 임상수 감독의 신작 '행복의 나라로'(Heaven: To the Land of Happiness)가 이날 저녁 런던의 문화 중심지 피카딜리 서커스를 사로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오랜만에 런던을 찾은 임 감독은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영국 관객들에게 풀어냈다.

'행복의 나라로'는 지난 2주간 열린 런던한국영화제의 폐막을 장식했다. 픽처하우스 센트럴 극장 내 제1상영관을 채운 관객은 대다수가 현지인이었다.

이날 상영식은 해외 관객들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임 감독의 영화 세계와 한국 영화에 대해 보다 폭넓고 깊은 이해를 추구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상영에 앞서 임 감독이 '행복의 나라로'는 논쟁적이던 그의 예전 작품들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농담하자 객석에서는 이미 알고 기대하고 있다는 듯 웃음이 터져나왔다.

임 감독의 전작인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 등은 한국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행복의 나라로는 탈옥수와 빈털털이 환자의 특별한 동행을 통해 모두가 언젠가 맞이할 죽음이라는 소재를 따뜻하면서도 유머감각 있게 다룬다. 한국에선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지만 극장 개봉은 아직이다.

영화 관람 후 임 감독과 관객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작품의 의미와 배우들, 배경음악, 촬영 과정은 물론 한국 문화 바람에 대해서도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 인사로 질문을 시작한 관객부터 영화 속 풍경이 아름다워 한국 관광을 가고 싶어지게 한다는 소감을 밝힌 이도 있었다. 죽음에 대한 임 감독 개인의 생각을 질문하기도 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 관객들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관객 대다수가 현지인이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 관객들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관객 대다수가 현지인이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임 감독은 주연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을 언급하며 '행복의 나라로'는 '욕심 많은 배우들'과 '욕심 많은 감독' 3인이 긴장감 속에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은 기존작과 비교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편이라 오히려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다며 "조금 겁먹어서 얘기하는 게 미안하다"고 웃었다.

임 감독은 "사회적 문제를 다룬 건 거의 없다. 나이가 들며 죽음을 가까이서 보게 되면서 그에 대해 생각하면서 찍은 영화"라고 했다. 그는 "죽음을 당하는 개인은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거나 무서울 수 있지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자 인생의 허망함을 말해주는 사건"이라며 "허망한 죽음에서 누가 행복을 느끼겠냐만 그 죽음을 바라보며 거기 가기까지 며칠간 함께한 사람이 마음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느끼는 것이 행복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후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임상수 감독(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작 '행복의 나라로' 상영 후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임 감독은 "팬데믹 동안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기였다. 영화 감독이 된 이후 처음으로 사람을 거의 안 만나고 집에서 혼자 지냈다. 다음 작품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였다"며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지금부터 이런 시간을 가진 작가들의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영화 등 총 3편의 작품을 꿈꾸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를 포함해 종종 호흡을 맞춘 배우 윤여정에 대해서는 몸값이 비싸져 이제 쉽게 쓸 수 없겠다고 농담하면서도 언젠가 다시 "거부할 수 없는 아주 좋은 역할을 줄 것"이라고 했다.

임 감독은 한국영화의 인기 요인에 대해선 "나는 개인으로서 영화감독이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한류에 대해 묻는) 트렌드가 분명있고 언론에 의해 부풀려지는 점도 있는데 감독으로서 그런 트렌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상영 전 한국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이 출연해 한국을 소개하는 이 영상은 '이 것이 나의 한국이다. 당신의 한국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상영 전 한국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이 출연해 한국을 소개하는 이 영상은 '이 것이 나의 한국이다. 당신의 한국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2021.11.19.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16회차인 런던한국영화제는 주영 한국문화원 주최로 이달 4~19일 2주간 진행됐다.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등 지난해 국내외 화제작과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 총 35편이 런던에 상륙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 여우조연상 배우 윤여정의 특별전도 꾸려졌다. 윤여정의 데뷔작이자 디지털로 복원돼 유럽에서 최초 공개된 '화녀'(김기영 감독)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

극장에서 기자가 만난 한 관객은 "임상수 감독 예전 작품들도 챙겨봤는데 이번엔 신선하고 색달랐다"며 "평소에 한국 영화를 즐겨본다. 기생충(봉준호 감독) 같은 영화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한국 영화를 더 많이 탐색해 보고 싶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정우 주영 한국문화원장은 "전체 35편 상영작에 독립, 예술,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당수 포함됐음에도 10편 이상 매진됐다"며 "한류의 폭발적 신장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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