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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옥·오겜 보다가 '신세계로부터'로 기분전환하세요"

등록 2021.11.24 14: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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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진 PD

조효진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마이네임' '지옥' 등이 연달아 히트치며 신드롬이 일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도 의미있지만, 팬데믹 시대 웃음을 되찾고 싶어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넷플릭스 예능물 '신세계로부터'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20일 공개한 신세계로부터는 유토피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생존미션, 대결, 반전 등을 다룬 예능물이다. 가수 이승기를 비롯해 그룹 '엑소' 카이, '젝스키스' 은지원, '슈퍼주니어' 김희철, 탤런트 조보아, 개그우먼 박나래가 나섰다. '범인은 바로 너!'(범바너) 시리즈를 연출한 조효진·고민석 PD가 의기투합했다.

신세계로부터는 예능판 오징어게임으로 불리고 있다. 출연진 6명은 각자 로망으로 채워진 집 한 채씩 제공 받고, 6일간 공동생활한다. 미션을 통과해야 화폐 '냥'을 얻을 수 있다. 고 PD는 두달 동안 국내 섬을 돌아다니면서 유토피아라는 판타지매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외도를 발견했다.

조 PD는 "예전부터 가상세계에서 버라이어티를 하는 것을 고민했다. 예전에 연출한 SBS TV 예능물 'X맨'처럼 게임만 보여줬을 때에 비해 시청자 눈높이가 높아졌다. 게임이나 메타버스 세계관 영역이 확장하고 있다"며 "예능도 발전하려면 가상공간을 연결시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예능이야말로 '상상력의 집합체'여야 한다. 우리도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확장하고 싶었지만, 잘못하면 유치해 질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트나 소품, CG면에 있어서 '얼마나 디테일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를 계속 고민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해 이전보다 여건이 개선됐다. 영화처럼 구현할 순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가상공간을 거부감 없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강조했다. "아주 부족하게 제작비를 받은 건 아니"라면서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항상 욕심 난다. 가상 공간일수록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범바너에서도 현실에서 가상세계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예능에서 가상세계를 어느 정도까지 구현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신세계로부터틀 통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상세계를 최대한 만들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조 PD는 "범바너 때는 대본이 없고 끊어찍는게 아닌 상황에서 얼마나 구현될까 고민했다. 현실과 맞닿아있는 사람들의 세계관으로 접근했다"며 "신세계로부터는 멤버들 조차도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금씩 가상세계에 관한 것들을 발전 시켜나가고 있다"고 짚었다.
[인터뷰]"지옥·오겜 보다가 '신세계로부터'로 기분전환하세요"


신세계로부터는 신선한 멤버들의 조합이 돋보였다. 특히 카이와 조보아가 신선한 매력을 줬다. 고민석 PD는 가장 반전을 준 멤버로 카이를 꼽았다. 고 PD는 "카이는 엑소 메인 댄서로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느냐"면서 "신세계로부터에선 귀여우면서 순박하고 어린 남동생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멤버들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승기, 은지원에게 배우고 자기화 시켰다"고 귀띔했다.

"멤버들도 카이 예능감을 칭찬했다. 카이가 신세계로부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느꼈다고 하더라. 인생과 배신을 배웠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았다"고 덧붙였다.

조 PD 역시 "아직은 (카이가 멤버들에게) 당하지만, 회차를 거듭될수록 오히려 형들을 농락하는 모습도 나온다. 우리끼리 '카이 예능 진짜 잘하네'라는 얘기를 했다"며 "생각보다 룰을 빨리 캐치하더라. 끝까지 룰을 이해 못한 멤버도 있었는데, 카이는 순식간에 룰을 캐치해 전략을 짜 '전략가'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조보아도 첫날엔 모두가 뛰어갈 때 멍하게 있었는데, 점점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멤버들과 친해졌다. 오빠들이 잘 감싸주면서 자기 내면에 감춰진 끼를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승기와는 범바너 시리즈, '투게더'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승기는 신세계로부터에서 숨은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 PD는 '이승기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리더'라고 판단했다. 멤버 6명 모두 플레이어지만, "이승기는 멘트로 한 마디씩 짚어준다. '우리 편하게 밥만 먹고 있어도 되는 거야?' 은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예측하고 던진다"며 "보이지 않는 리더로서 전체를 조율하고 끌고가는 힘이 있다. 은지원도 '승기는 나이는 어리지만 리더 같다'고 할 정도로 믿음직스럽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기 스스로도 강호동, 유재석과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직접 배운 사람은 자기가 유일하다면서 행운이라고 하더라"면서 "훌륭한 두 MC들한테 잘 배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판을 끌고나갈 MC이자 리더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고 극찬했다.
고민석 PD

고민석 PD


총 8부작인 신세계로부터는 2회까지 공개한 상태다. 다른 넷플릭스 작품과 달리 한번에 공개하지 않고 매주 토요일 2회씩 선보이는 방식을 택했다. 조 PD는 '리얼리티, 버라이어티를 한번에 방송을 내는게 맞을까?' 생각했다며 "직접 요청한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리얼리티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시청 패턴이 형성돼야 효과적"이라며 "2회씩 공개해 손해보는 부분도 있겠지만, 발전적인 실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에서 그만큼 예능에 더 신경써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신세계로부터도 범바너처럼 시리즈물로 선보일 가능성이 있을까. 조 PD는 "시즌2와 이어질 수 있게끔 단초를 마련해놨다"면서도 "시청자분 환호가 있어야 넷플릭스에서 시즌2를 결정할 수 있다. 멤버들이 '이제 좀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배신할 수 있는데 여정이 끝나는게 아쉽다'고 하더라. 제작진도 아이템을 짤 때 '이걸 할 수 있을까?' 눈치보는데 이제는 멤버들의 성향을 확실히 알아서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걸 훨씬 많이 던질 수 있다. 이 멤버들과 계속 같이 가고 싶다"고 바랐다.

"의미나 명분보다 재미있는 예능물을 만들고 싶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 한 번이라도 웃길 바랐다. 넷플릭스에는 예능물도 있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 다크한 성격의 드라마가 잘 되고 있는데, 그 드라마들 보다가 기분 전환하고 싶은 분들께 신세계로부터가 기분 좋은 활력제가 됐으면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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