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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등록 2022.03.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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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호 회장, 황야의 사진에서 영감 얻어 '인디안' 브랜드 만들어

남대 도매시장 성공 후 대리점 체계로 전환…패션 편집숍 웰메이드로 진화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인디안은 세정그룹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웰메이드' 대표 브랜드다. 197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48년간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5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인디안은 사업 초기 박순호 현 세정그룹 회장이 내세운 "나는 나의 혼을 제품에 심는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단순한 옷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갖는다. 이처럼 고객을 잘 이해하려는 마음이 인기 비결 중 첫 번째로 꼽힌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황야의 사진에서 영감 얻은 브랜드 이름 '인디안'

인디안을 만든 박순호 현 세정그룹 회장은 서울행 야간열차를 기다리던 기차역 서점에서 석양에 물든 황야의 사진 한장을 본다. 그는 이 사진을 보고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정했다.

석양이 물든 황야에서 서부 개척시대 인디언들이 폭주하는 열차를 향해 말 달리는 모습을 떠올린 박 회장은 깊게 주름진 인디언 추장 얼굴과 인디안을 브랜드 로고와 이름으로 사용한다.

인디안은 남대문시장 도매상 대흥사를 상대로 독점 계약을 맺었다. 당시 대흥사는 남대문의 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대형 업체였다. 당시 인디언은 대흥사로 의류 시장에 처음 뛰어든 신생 브랜드였다.

대흥사는 이 인디안의 제품력을 인정해줬다. 대흥사는 특히 인디안 목폴라 티셔츠의 흥행을 예견하고 인디안의 첫 고객사를 자처했다.  

제품력을 앞세운 인디안은 대흥사에서 성장의 토대를 만들었다. 1985년에는 국내 최초로 니트용 실켓사를 개발해 티셔츠에 적용했다. 인디안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고, 의류 도매 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도매 시장 티셔츠는 곧 인디안으로 통했고 단일 브랜드로 매년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인디안은 도매 시장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제2의 도약을 위해 1988년 소비자와 거래하는 전문 대리점 체제로 전환했다.

1991년에는 나누며 성장해 세계로 나간다는 뜻을 담은 '세정(世定)'으로 사명을 바꾸고 패션 유통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했다. 대리점 체제 전환 7년 만인 1995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에는 빠르게 바뀌는 패션시장 흐름에 발맞춰 세정은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한다.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보유한 대표 남성복 인디안을 라이프스타일 패션 편집숍 형태의 웰메이드라는 새로운 유통 브랜드로 전환한 것이다. 

웰메이드는 '좋은 품질'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핵심 고객층인 엑스틴 세대(4050세대) 공략에 나섰다. 한층 더 젊어진 분위기로 기존 중·장년층 충성 고객 유지는 물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포트폴리오도 확장해갔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다양한 마케팅 전개를 통해 중장년층에 꾸준한 인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 전개도 인디안의 인기비결이다. 

2019년에는 마이 헤이데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시니어의 인생 스토리를 조명했고 그들의 웰-라이프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중장년층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로트 열풍이 휩쓴 2020년에는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해 트롯웰송 1탄을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9월 트롯웰송 2탄 공개와 함께 임영웅 굿즈를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임영웅과의 동행은 지속됐다. 웰메이드는 2021년 임영웅과 함께 영화 '영웅본색'을 오마주한 누아르 콘셉트의 '영웅의 본색'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웰메이드의 다양한 F/W 스타일링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세대를 잇는 타임리스 브랜드로 진화중


웰메이드는 지속 가능한 '100년 브랜드'를 지향하며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속가능 패션을 위해 환경, 윤리적 가치를 적용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책임 다운 기준(RDS)' 인증 충전재 점퍼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RDS는 추적 시스템을 통해 전 공급 체인을 투명하게 관리해 동물 학대 행위를 하지 않은 우모만 사용한다.

2020년에는 전체 아우터의 44%에 RDS 충전재를 사용했다. 겨울 점퍼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달했다. 또 지난해에는 식물 유래 성분으로 가공한 '베지터블 가죽 재킷'도 제작했다.

베지터블 가죽 재킷에 사용된 가죽은 식물에서 추출한 '탄닌' 성분으로 천연 소가죽을 무두질한 소재로 가죽의 색감과 질감이 살아나도록 제작됐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동일 브랜드의 아우터 복종 평균 대비 31%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와 협업해 업사이클링 핸드백 '웰백'을 출시하는 등 자원 순환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박순호 회장이 남대문에서 시작한 '인디안'



인디안 골프·온라인 강화 등 新트렌드 적극대응

코로나19 여파 이후 나타난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겨냥해 인디안 골프를 선보이는 한편 유통망에서도 변화를 노리고 있다.

인디안 골프는 가성비와 가심비에 중점을 둔 합리적인 골프웨어로 일상과 필드의 경계를 허물며 활용도 높은 의류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유통망도 변화를노린다. 온·오프라인 고객 특성에 맞춘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사몰을 더 활성화하는 한편 외부 플랫폼에서는 이월 상품 판매로 매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윌메이드 관계자는 "단순한 옷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며 장인 정신을 유지하는 장수 브랜드의 자리를 더 확고히 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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