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리만머핀 서울 '반반 전략'…김택상·헬렌 파시지안 2인전

등록 2023.02.04 06:00:00수정 2023.02.04 06:47: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Helen Pashgian, Untitled, 2018. Photo by Joshua White, (오른쪽) Kim Taek Sang, Somewhere over the rainbow-23-1, 2023 (detail) *재판매 및 DB 금지

Helen Pashgian, Untitled, 2018. Photo by Joshua White, (오른쪽) Kim Taek Sang, Somewhere over the rainbow-23-1, 2023 (detai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어쩐지 신비로움이 감도는 작품은 한 작가의 작업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활동하는 헬렌 파시지안(Helen Pashgian·89)과 우리나라 김택상(65) 작가의 작품이다.

서양과 동양작가는 구분이 무색하게 역시 예술은 국경도 없고 경계 없는 한통속이라는 점을 확인시킨다.

새해 리만머핀갤러리가 마련한 '헬렌 파시지안 & 김택상'의 'Reflections and Refractions'전시는 한국에 진출한 해외 갤러리의 '반반 전략'을 보여준다. 국내 작가보다 자사 소속 외국 작가들을 잇따라 소개해온 외국계 갤러리의 양심 선언같은 전시다. 작년 12월 이근민 작가와 맨디 엘사예 2인전을 첫 시작한 후 자사 작가와 한국의 인지도 있는 작가와 함께 소개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김택상 작가는 이미 국내 리안갤러리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작가다. 빛이 색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은 은근한 미학이 압권인 색면 회화 작가다. 캔버스에 아크릴 서양화 재료로 작업하지만 색의 농담이 발하는 한국화 같은 작품으로 해외에서도 인기다.

신인 작가 발굴이 아닌 인지도 있는 국내 유명 작가를 선택한 리만머핀은 비즈니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낯선 이름의 자사 작가의 작품을 유명세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과 묶어 소개하는 마케팅력을 키우고 있다.

리만머핀 서울 손엠마 수석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 방식과 개념이 공유되는 부분들이 있어 마련됐다"며 "특히  헬렌 파시지안은 김택상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다. 촉각적 경험에 깊이 몰두해온 두 작가는 한 명은 조각으로 풀고, 한 명은 평면으로 풀어내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경계를 가로지르고 시공간과 문화의 경계를 횡단하여 관람자를 연결시키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회화와 조각 작업으로 시공간을 가로질러 두 작가를 연결하는 이번 전시는 빛으로 흠뻑 물들고 환경이 무한히 확장하는 일종의 교차 문화적 유토피아의 모습을 제시한다.
 
Helen Pashgian and Kim Taek Sang. Reflections and Refractions Lehmann Maupin Seoul February 2 – March 11,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재판매 및 DB 금지

Helen Pashgian and Kim Taek Sang. Reflections and Refractions Lehmann Maupin Seoul February 2 – March 11,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택상,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eahn Gallery, Seoul/ Daegu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택상,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eahn Gallery, Seoul/ Daegu *재판매 및 DB 금지


빛을 머금은 듯한 그림...김택상 '숨빛(Breathing Light)' 연작

“헬렌 파시지안과 나는 빛을 주요 관심사로 다루지만, 빛 자체를 그리거나 조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담아내고 생성 및 발산하는 구조를 구현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택상 작가는 헬렌 파시지안 과의 예술적 접점에 대해 “우리 모두 물감 등의 기존 재료만으로는 빛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고, 따라서 빛의 본질을 포착하는 과정에 더욱 깊이 몰두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고 작업 공통점을 소개했다.

한국 포스트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주목받는 김택상의 다색화, 색면회화는 그 자체로 독자적인 환경을 구축한다. '숨빛(Breathing Light)' 연작은 물의 반사적 요소와 그에 따른 빛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 물과 빛을 머금은 듯한 캔버스가 특징적인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서울 금호미술관, 장흥 토탈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 일본 도쿄 요코가와일렉트릭, 서울 워커힐호텔, 홍콩 포시즌스호텔을 포함한 국내외 사립·공립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청주대학교 비주얼아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HELEN PASHGIAN Untitled, 2019 Cast epoxy with resin 6 inches, 15.2 cm (diameter)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재판매 및 DB 금지

HELEN PASHGIAN Untitled, 2019 Cast epoxy with resin 6 inches, 15.2 cm (diameter)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재판매 및 DB 금지



Helen Pashgian, 2022 Photography by William Jess Laird *재판매 및 DB 금지

Helen Pashgian, 2022 Photography by William Jess Laird *재판매 및 DB 금지



빛의 환영같은 조각...헬렌 파시지안 '구(Spheres)' 연작

국내에는 덜 알려졌지만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니멀리즘의 하위 예술 운동으로 발전한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movement)의 선구자로 불린다. 대기 및 천상의 요소가 지닌 미학과 인식의 관계를 탐구한다. 에폭시, 플라스틱, 레진 등의 산업 재료를 혁신적으로 응용한 파시지안의 작품은 반투명한 표면이 빛을 여과하는 동시에 머금은 것처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작품을 한 번에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는 공간 속 ‘실재(presence)’로 여긴다.  조각 주위를 맴돌면 지속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빛 조각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적인 '구(Spheres)' 연작을 선보인다. 내부에 부유하는 형상이 있는 밝게 채색된 구형 조각에 빛이 스며들면 빛과 반사면, 내부에 주조된 형태 간 상호 작용으로 왜곡, 환영, 굴절, 프리즘이 발생한다. 조각들은 가까이 다가오는 동시에 물러나고, 나타났다 사라지며, 접근했다가 다시 멀어지는 듯 보인다.

파시지안 작품은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 앤드류 딕슨 화 이트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클레어몬트 포모나 대학교 미술관, 오리건주 포틀랜드 미술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미술관, 어바인 UCI 캘리포니아 미술관 등 전세계 유수의 공공 및 사립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헬렌 파시지안 & 김택상 전시는 3월11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