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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식간에 급증한 탕후루 매장…'달콤한 소자본 창업'의 끝맛은

등록 2023.09.20 18:10:00수정 2023.09.20 20: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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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식간에 급증한 탕후루 매장…'달콤한 소자본 창업'의 끝맛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탕후루(糖葫芦) 매장 지금 시작 해도 될까요. 매출이 좋다고 해서 한번 해보고 싶은데, 따라했다가 반짝하고 인기가 끝나는 게 아닐지 겁나네요."

현재 창업을 검토 중이라는 40대 이모씨가 프랜차이즈 업계 담당인 기자에게 토로한 고민이다. 실제 최근 각종 자영업자 카페 등에 탕후루 창업 문의에 대한 글이 부쩍 늘었다.

꼬치에 각종 과일을 끼워 설탕 시럽을 발라 굳혀 먹는 중국 간식 탕후루가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올해 7,8월 두 달 동안에만 100개가 넘는 상표가 특허청에 등록됐을 정도다.

새로 생겨나는 매장 상당수는 프랜차이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탕후루 프랜차이즈는 모두 6곳. 지난해 까지만 해도 43곳에 불과했던 '달콤나라앨리스'가 운영하는 '달콤왕가탕후루'의 규모가 가장 크다.

올 들어 가맹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현재 42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탕후루 전문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포 임대료를 제외하고 평균 5000만~6000만원 정도면 오픈이 가능하다.

적은 비용으로 점포 개설이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너도나도' 탕후루 창업에 나서는 것이다.

탕후루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유행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점도 한 몫했다.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식사는 마라탕, 간식은 탕후루'라는 뜻의 '마라탕후루'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정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탕후루는 냉동 간편조리식품 부문에서 1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식품으로 꼽혔다.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가게 만큼 우려도 크다. 탕후루가 유행하기 시작한지 불과 두 달 남짓 됐지만, 벌써부터 지나친 당 등 건강 문제가 거론 되고 있고 '노 탕후루존'까지 등장하는 등 인근 상인들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인기가 시들해 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만 대왕 카스테라나 벌집 아이스크림, 슈니발렌 등도 오래지 않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판박이는 아니더라도 탕후루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왕 카스테라나 벌집아이스크림도 인기일 때는 창업 비용이 적게 들고,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쉽게 뛰어들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수명이 평균 3.5년을 못 넘긴다고 한다. 브랜드 수명이 짧으면 가명점주가 인테리어·설비비와 같은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결국 피해는 본사보다는 가맹점주 몫이다.

가맹점주들은 영세한 경우가 많다. 더 이상 매번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프랜차이즈 육성책을 마련해 가맹점주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템이 반짝 인기를 얻으면 유행을 좇아 비슷한 가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한 순간 사라졌던 과거 사례를 잊어서는 안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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