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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크교 지도자 암살 지령 인도 고위층 승인했나?

등록 2023.12.01 11:26:58수정 2023.12.01 13: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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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내년 총선 앞두고 강력한 국가 수호자 이미지 위해

모디 총리가 직접 또는 고위 측근이 독단적 승인 가능성"

[뉴욕=AP/뉴시스] 미국 검찰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암살하려고 시도한 혐의로 50대 인도인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고 미 CNN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청부살해 피해자로 알려진 구르파트완트 싱 판눈이 2014년 9월26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3.12.01.

[뉴욕=AP/뉴시스] 미국 검찰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암살하려고 시도한 혐의로 50대 인도인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고 미 CNN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청부살해 피해자로 알려진 구르파트완트 싱 판눈이 2014년 9월26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3.12.0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시크교 지도자가 살해된 사건으로 캐나다가 인도에 항의해 양국이 외교 분쟁을 겪던 시기에 인도 당국자가 미국의 시크교 지도자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했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인도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암살을 강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주 뉴욕 법원에 제기된 검찰 기소장을 인용해 그같이 전하고 비록 암살 음모는 실패했지만 인도 정부가 이처럼 무리수를 둔 이유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거주 시민을 암살하는 일은 미국과 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큰 사안이다.

인도의 외교관들과 전직 당국자들은 대체로 이번 사건이 최고위층의 승인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인도 정부에 비공개 우려를 전해 이번 사건으로 양국관계가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인도의 일부 외교관들은 미국이 인도의 최고 지도부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정보를 가진 때문일 것으로 말한다.

이들은 또 기소장에서 미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있음이 드러났다며 인도 정보 당국자의 공작이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내년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가 중국의 인도 국경 침범 과정에서 드러난 군사적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강력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과시하려고 벌인 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서방국가 안에 있는 시크교 지도자까지 처단함으로써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려 했다는 것이다.

인도 정보기관은 파키스탄 등 인접 국가에서 암살 공작을 벌인 전력이 많지만 이들 나라의 정치적 혼란이 심한 덕분에 큰 문제로 부각된 일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암살 공작을 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오판하게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모디 총리의 측근들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 국내 정보기관장 출신으로 비밀 공작에 능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1980년대 펀잡 지방의 시크교 반란을 유혈 진압하는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C. 싱 전 인도 대사는 모디 정부가 시크 분리주의 문제를 과장하고 목소리가 큰 시크 분리주의자를 처단할 필요가 있다고 몰아감으로써 모디 총리가 인도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사건이 폭로돼 국제적 이미지는 실추되더라도 국내적으로는 정부가 위협 제거에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호국에서 민감한 시기에 사건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도발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층이 암살 시도를 승인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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