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실거래가 오른거야, 내린거야? 앞으론 판단 쉬워집니다[집피지기]

등록 2024.01.20 06:00:00수정 2024.01.20 06:23:3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동 정보 추가

대단지일수록 선호·비선호동 가격차 심해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 착시효과 막는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매수를 희망하는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알아보려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조회봤는데 어리둥절한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같은 면적형의 주택 몇 채가 비슷한 시기에 거래됐는데 가격이 들쭉날쭉해서 도대체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인지, 그 반대인지 파악이 안 되는 경우에 그렇죠.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서는 면적과 층수를 통해서만 매물의 조건을 알 수 있으니 저층인 경우에만 '층수가 낮아 싸게 팔렸구나' 추측할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동 정보가 추가돼 선호·비선호 매물 여부를 더욱 투명하게 알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최근 '국토교통부의 정보 공개 확대를 위한 법령 해석 요청에 관한 건'을 심의·의결했습니다. 그동안 거래된 집이 특정돼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동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민 알 권리 보장과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정보를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아무리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라도 모든 집의 가격이 다 같지가 않죠. 대단지일수록 흔히 말하는 '로열동'과 '비로열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흔히 기준이 되는 것이 지하철역과의 거리입니다.

약 1만 세대 매머드급 단지라 '미니신도시급'이라고 불리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를 보시죠. 서울지하철 8호선이 가까운 5단지와 앞이 뚫려 영구조망이 확보되는 4단지를 흔히 로열동이라고 봅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중층 이상 매물을 비교해보면 대체로 지하철과 먼 1·2단지는 19억원대, 4·5단지는 21~22억원대에 매물이 나와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같은 주택형의 실거래가를 보면 20억9500만원(26층)에서부터 17억7500만원(1층)까지 역시 폭이 큽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1층과 고층이라는 차이 뿐, 그 사이에 촘촘히 쌓인 거래 정보 중 무엇이 집값의 차이를 만드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기에는 비선호 매물이 계약된 이후 선호 매물이 거래된 경우 원래 두 매물 간 가격 차이가 존재함에도 시세가 크게 뛴 것으로 보일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하락기에는 비선호 매물이 팔린 것인데도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일장의 시장 왜곡, 착시 효과입니다.

물론 지금도 직접 발품을 팔면 해당 지역 중개업소에서 기존 거래된 매물 특성을 알음알음 전해 들을 수는 있습니다. 민간 프롭테크업계에서도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등을 통해 정보를 매칭해 몇 동인지 알려주는 업체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동 정보를 표시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고려해 보다 많은 수요자가 시장 상황을 투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