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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 전 계열사 실적 부진…조동길 회장 승계에도 '악영향'

등록 2024.03.26 15:08:22수정 2024.03.26 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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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2023.1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2023.1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한솔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들이 지난해 눈에 띄게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계열사 중 단 한 곳도 남김없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아예 적자로 돌아선 기업도 적지 않았다. 주력 사업인 제지 시장이 침체하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실적 악화가 확대되면 오너 2세에서 3세로 이어지는 한솔그룹 경영권 승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그룹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 줄어든 443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1% 급감한 40억원에 그쳤다.

인쇄용지와 산업용지를 주로 생산하는 한솔제지, 골판지 업체 한솔페이퍼텍, 지류 유통업체 한솔PNS 등을 거느린 한솔홀딩스는 경기 침체에 따른 제지 사업 부진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룹 모태인 한솔제지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0.7%, 63.7% 쪼그라들었다. 한솔PNS는 지난해 18억원 영업손실을 보이며 적자로 돌아섰다.

전자 부품 업체인 한솔테크닉스, 목재 회사 한솔홈데코, 디지털 컨택센터 운영사 한솔인티큐브 등 제지 이외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솔테크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9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줄었고, 한솔홈데코는 적자로 돌아섰다. 한솔인티큐브는 적자폭이 2022년 40억원에서 지난해 60억원으로 더 악화됐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한솔그룹은 범(凡)삼성가 기업으로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녀인 고 이인희 고문이 1991년 제지 사업 중심으로 독립했다. 지금은 이인희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 명예회장과 3남인 조동길 회장이 각각 화학 부문과 제지 부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장자 승계 원칙인 일반 그룹과 달리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의 최대주주로 그룹 경영의 적통을 이어받았다.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을 중심으로 사실상 독립 경영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조동혁 회장이 이끄는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실적이 감소했지만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한솔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41억원으로, 조동길 회장이 경영하는 나머지 한솔그룹 상장사 7곳의 영업이익 총합보다 더 많다.
 
이 같은 한솔그룹 계열사들의 엇갈린 성과는 승계 구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무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한솔홀딩스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 부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한솔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조동혁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부회장은 이미 한솔케미칼 사내이사로서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주총에서 조 부회장은 재선임돼 임기 3년을 추가로 보장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 등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20%대로 높지 않아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계열사 실적까지 계속 나빠지면, 다른 주주들이 등을 돌릴 수 있고 승계 작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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