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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대신 어디로…올해 수주 목표 400억달러 달성하려면[K-건설]③

등록 2024.05.13 06:00:00수정 2024.05.20 09: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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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기준 누적 해외건설 실적 132.1억달러…중동이 74.2%

국내 건설사, 유럽·아프리카 등에 해외건설 활로개척 노력

국토부도 르완다 방문 및 해외도시개발전략지원팀 출범

[말라티아=뉴시스] 김명년 기자 = 3일 오전 튀르키예 말라티아 이키즈체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을 위한 영구 거주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2024.02.03. kmn@newsis.com

[말라티아=뉴시스] 김명년 기자 = 3일 오전 튀르키예 말라티아 이키즈체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을 위한 영구 거주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2024.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해외 건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에 불어닥친 불안감으로 인해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인 400억 달러 달성에도 위기감이 찾아오고 있다. 이에 정부와 건설업계에서는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건설 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3일 해외건설협회가 공개한 '해외건설 월간 수주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총 61개의 건설사들은 전 세계 36개국에서 31건의 수주를 따내 76억9000만달러(한화 약 10조5230억원)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의 누계 실적으로 따져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총 132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77억7000만달러) 대비 70% 높아진 수주 성과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삼성E&A(60.8억달러)와 GS건설(12.2억달러)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아람코 파드힐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PKG1&4)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이외에도 중동 지역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684.9%늘어난 누적 98억달러를 수주하며 전체 수주실적액의 74.2%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국내 주택시장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로 중동 지역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시장 다각화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정부와 국내 건설업계는 최근 친환경, 원전 등을 중심으로 유럽 및 아프리카 등과 해외건설 논의 물꼬를 트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에너지솔루션, 반도체 공장 건설 등 새로운 활로를 뚫고 있다. 현재 미국 전문업체와 SMR 관련 지분투자 및 협업을 진행 중이며,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지역 소재 화력발전소를 SMR로 교체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22년부터 괌, 호주 등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태양광 발전 EPC사업(설계·조달·시공) 수주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사인 삼성전자와 연계해 미국 반도체공장 신축공사 등 하이테크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건설사업 입찰에 참여 중인데, 수주 결과가 6~7월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 반등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공장을 비롯해 이라크 해군기지 사업과 리비아 인프라 복구 등 토목 부문에서의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뉴저지 등 북미,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원자력과 수소 등 비경쟁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SMR개발사 홀텍과 독점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도 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정부 역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11~12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르완다를 방문했다. 이는 올 6월 예정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아프리카 건설·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물산·대우건설·희림종합건축 등 건설업체들이 동행해 ▲키갈리 그린시티 ▲부게세라 신공항·배후도시 개발▲대규모 서민주택 건설사업 등에 관심과 참여를 요청받기도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해외도시개발전략지원팀'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인구 증가 및 도시개발이 예상되는 아시아·아프리카 등에 대한 신도시 개발 사업을 지원할 예정으로, 지난해 6월 한국과 베트남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맺은 '도시성장 파트너십 프로그램',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 등이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우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주택부족 국가가 많아 해외 도시개발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며 "주택·도시 노하우나 스마트시티를 잘 조합하면 굉장히 큰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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