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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광흥사 응진전 보물됐다…서화첩 '신중엄경수도첩' 보물 지정 예고

등록 2025.11.03 1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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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보살도' 등 고려·조선 불화, 구례 화엄사 동종 등

[서울=뉴시스] 신중엄경수도첩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중엄경수도첩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려 불화, 조선 후기 대형범종, 서화첩 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다. 또 안동 광흥사 응진전은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전하는 경수연도(장수 축하·기원 잔치인 경수연을 그린 그림) 중 유일한 원본인 '신중엄경수도첩'을 비롯해 '영산회상도',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 '묘법연화경 권3', '구례 화엄사 동종',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고령신씨영성군파 문중에 전해오는 '신중엄경수도첩'은 1601년 80세를 맞은 신중엄(1522~1604)의 아들 신식과 신설이 아버지 장수를 축하하며 개최한 경수연을 기념해 제작한 서화첩이다. 신중엄경수도첩에는 맨 앞에 허목의 전서체 글씨 '경수미정(慶壽眉鼎)'과 '경수도첩(慶壽圖帖)'이 쓰여 있다.

그림에는 화공(畫工)에게 부탁해 그린 '경수연도(慶壽宴圖)'·'서문구모도(西門舊茅圖)'·'용산강정도(龍山江亭圖)'·'누정한일도(樓亭閑日圖)' 등 그림 4폭과 한호의 해서체 글씨 '구령학산(龜齡鶴算)'이 수록됐다.

당시 이 잔치를 기념해 이항복, 김현성, 이덕형, 이산해로부터 받은 시문(詩文), 참석자 명단인 제명기(題名記), 1680년에 받은 후서(後序·책 본문 뒤에 적는 서문)도 포함됐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에 수록된 글씨, 그림, 시문으로 조선 중기 서예사와 회화사, 문학사의 양상을 살필 수 있고, 원본의 경수연도가 실려 있어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영산회상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산회상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개인 소장의 '영산회상도'는 화기(畵記)에 있는 기록을 통해 1560년이란 제작 연대, 왕실의 장수와 자손 번창이란 제작 목적, 문정왕후라는 발원 주체, 영산회상이란 그림 주제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이 그림은 비단 바탕에 금니로 영축산에서 석가모니불이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표현했다. 화면 중앙에 크게 배치한 본존을 중심으로 6대 보살, 제석·범천, 사천왕, 팔부중 등 권속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간결하고 세련된 원형의 두광과 신광(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 높은 육계(부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에 뾰족한 보주(육계에 있는 여의주), 작고 갸름한 얼굴, 군살 없이 균형 잡힌 신체, 오른쪽 무릎 가장자리에 둔 촉지인의 손 모양은 16세기 불화 양식을 잘 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불화에 대해 조선 전기에 제작된 군도형 회상도 중 가장 완성도 높은 구성력과 섬세한 표현력을 갖춰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의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는 대승불교의 기본 계율서다.

이 책은 보살이 명심해야 하는 무서운 죄 10가지와 가벼운 지 48가지에 해당하는 계율을 설명하는 부분을 수록하고 있다. 제10권을 상·하로 나누었는데 그 중 하에 해당한다.

내용을 목판에 새긴 후 종이에 찍어 세로 24.9㎝, 가로 15.8㎝ 크기의 1책으로 제작됐다. 표지는 검푸른 감색의 종이로 꾸몄다.

국가유산청은 이 책은 고려와 원나라 간 문화 교류의 양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자, 경전의 본문 여러 곳에 고려시대의 음독구결(音讀口訣)이 표기돼 있어 서지학적, 국어학적 학술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현재까지 동일 판본이 제한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자료적으로 희소가치도 높다.
[서울=뉴시스] 묘법연화경 권3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묘법연화경 권3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계명대학교동산도서관 소장의 '묘법연화경 권3'은 천태종의 근본 경전이다. 인도 승려 구마라집이 한역(漢譯)하고 송나라 승려 계환이 주해한 전7권 가운데 권3의 1책이다.

이 책은 안평대군, 금성대군, 호조좌랑 이명민이 1450년 세종의 명으로, 조선에서 생산된 왜저지(倭楮紙·일본 닥나무 종자로 조선에서 재배하여 만든 종이)에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로 찍어 만든 금속활자본이다.

갑인자는 1434년 주자소(조선 시대 금속 활자 등을 만들고 인쇄를 담당하던 기관)에서 만든 금속활자다. 나중에 다시 주조된 갑인자와 구별하기 위해 처음 제작된 활자를 초주갑인자라고 한다.

이 판본은 33부가 인쇄돼 현존하는 수량이 많지 않다. 표지는 감색 염색지를 사용했다. 제첨(표지에 제목과 순서를 써서 붙인 첨지)도 원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15세기 왕실 간행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국가유산청은 동일 권차는 현재까지 계명대학교동산도서관 소장본만 유일하게 확인되고 있어 인쇄사적·제지사(製紙史)적 가치가 있고 본문 전체에 걸쳐 남아 있는 한글, 구결 등 표기는 이 책의 국어학적 자료적 가치도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구례 화엄사 동종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례 화엄사 동종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례 화엄사 동종'은 몸체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주종기(鑄鍾記·종의 제작 배경, 제작자, 재료 등 관련 기록)를 통해 전라도에서 주로 활동한 주종장(鑄鍾匠) 윤종백이 김원학, 한천석 등과 함께 1711년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처음에 운흥사(雲興寺)에 봉안하려고 제작됐다가 어느 시점에 화엄사로 옮겨졌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조선총독부 유리건판 사진과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진 1925년 수리 기록에도 그 시기에 화엄사에 있었음이 확인된다.

전통적 종을 기본으로 주종장 개인 취향이 가미됐다. 종의 어깨와 천판 경계에 장식이 연꽃 모양으로 등장했다. 윤종백은 단순히 꽃잎만으로 장식한 것이 아니라 꽃잎 속에 승형(僧形)의 인물을 삽입해 극락에서 연화화생(蓮花化生·인간이 연꽃 속에서 태어나는 장면)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국가유사청은 조선 후기 동종 중 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조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조형적 균형미가 뛰어나 예술적 가치가 높고 몸체에 제작 당시 기록과 1925년과 1955년에 수리한 기록도 있어 자료적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화엄경', '입법계품(入法戒品)'에 근거하며,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53명의 선지식을 찾아가는 남방순례 중 보타락가산에 거주하는 관음보살을 친견하는 장면을 도상화한 불화다.

관음보살은 물가의 바위에 한 쪽 발을 늘어뜨린 채 반가부좌(한쪽 다리를 구부려 반대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앉는 자세)로 앉아 있다.

보살 앞쪽 바위에는 버들가지가 꽂힌 정병(깨끗한 물을 담는 수병(水甁)으로 부처 앞에 깨끗한 물을 담아 바치는 불교 공양구)이 놓여 있다.

관음보살의 시선이 머무는 대각선 위치에 상반신을 굽히고 두 손을 모아 공손하게 합장한 선재동자가 표현돼 있다.

전형적 고려 후기 수월관음도상을 따르면서도 섬세한 천의(天衣) 속에 베풀어진 역동적 원형넝쿨무늬와 연꽃무늬, 은은하고 품위 있는 색채 감각, 윤곽선과 문양에 세련되게 사용된 금니로 절제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구현해 냈다.
 
현존하는 고려 불화는 국내외를 통틀어 그 수가 적고 대다수가 해외에 전하고 있다.

고려 불화 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 수월관음보살도의 경우 국내에는 호림박물관, 리움미술관 등에 6점만이 전하고 있어 이 그림은 희소성이 높다.

지정 예고 대상은 비록 오랜 세월 전래되는 과정에서 일부 화면이 박락되어 보수가 이뤄졌다. 관음보살과 선재동자, 보타락가산, 정병 등 수월관음보살도의 도상을 이루는 부분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어 고려 후기 수준 높은 불교회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영축사’명 영산회상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축사’명 영산회상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는 화기(畵記)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42년이란 제작 연대, 혜식(慧式)이란 제작자, 영축사라는 원봉안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영축산에서 석가모니불이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표현했다. 화면 중앙에 크게 배치한 본존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 10위의 보살, 범천, 제석천, 제자, 팔부중, 벽지불, 타방불(他方佛), 동자, 사천왕 등 권속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유려한 세선을 사용한 인물 표현, 녹색과 적색의 안정된 색감, 신광 내부를 띠로 표현한 기법, 녹색 회장을 능화무늬로 장엄한 점 등 18세기 전반 영남 지역 불화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고 세부 표현에 제작자 화풍도 잘 드러나 있다.

현존 영상회상도 가운데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이 작품은 혜승의 대표작이자 18세기 전반 영산회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화기에 화승 집단을 스스로 '비수회(毘首會: 불화를 그린 화승을 지칭한 말로 제석천 신하로 우전왕을 위해 최초 불상을 조성한 천인인 비수갈마천(毘首羯摩天)에서 유래했다)'라 칭한 점은 조선 후기 화승 집단의 장인적 정체성과 조직적 활동을 보여주는 희귀한 사례로 중요한 학술적 가치도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신중엄경수도첩', '영산회상도' 등에 대해 30일간 예고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안동 광흥사 응진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동 광흥사 응진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은 이날 '안동 광흥사 응진전(安東 廣興寺 應眞殿)'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

안동 광흥사는 통일신라 때 창건됐다고 전해지며, 특히 조선전기에 불경 간행이 활발히 이뤄어졌던 안동지역의 유서 깊은 사찰이다.

'안동 광흥사 응진전'은 창건연대가 명확하지 않다. 망와(지붕 마루 끝에 세우는 암막새 기와)에 기록된 글을 통해 1647년 기와 공사를 했음을 알 수 있어, 조선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1827년과 1946년 사찰의 큰 화재로 주불전이었던 대웅전을 비롯한 대부분 전각이 소실됐다. 응진전은 중심 영역에서 벗어나 있어 화를 면한 후로 사실상 광흥사 중심 불전 기능을 수행하게 된 보기 드문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다.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뉴시스] 안동 광흥사 응진전 공포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동 광흥사 응진전 공포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건물 정면 공포(기둥머리에 나무를 짜 맞추어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구조부재)는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치한 다포 형식으로 화려하게 조성됐다.

옆면과 뒷면은 기둥 위에만 공포를 두고, 꽃 문양이 그려진 화반(기둥 사이에 설치된 수평부재 위에 상부 무게를 받치기 위해 둔 넓은 판재)으로 장식해 정면을 강조했다.

국가유산청은 응진전 공포는 조선 전기 양식을 계승해 중기와 후기까지 불전 건축양식의 변화를 시기적으로 잘 보여주는 형태를 지녀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응진전에 봉안된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소조석가여래오존상 및 16나한상 일괄'은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예술성이 높은 작품이다. 총 42구로 일반 사례에 비해 그 수가 많고 배치가 특이해 학술적 가치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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