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일왕 양위 의사 표명에 왕실법 개정 준비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明仁·82) 일왕이 왕위를 왕세자에게 넘기고 물러날 의향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왕위 승계 등을 규정한 왕실전범 개정을 위한 검토·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왕실전범에는 일왕의 생전퇴임에 대한 규정이 없어 양위(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는 것)가 이뤄지려면 새로운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왕실전범에서 일왕의 생전퇴위 규정이 없는 것은 일왕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퇴위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이번 논의에서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실에 머무를 수 있게 하거나 여성 일왕 제도 신설 등도 생전퇴위와 함께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4일 아키히토 일왕의 양위 의사에 대해 "사안의 성격상 언급을 피하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그는 15∼16일 몽골에서 열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하네다(羽田)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도는 알고 있지만 정부로서 언급하는 것은 피하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다만 "왕족의 감소에 어떻게 대응할지 스키타 가스히로(杉田和博) 관방 부장관 아래 설치한 내각관방 왕실전범 개정 준비실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생전퇴위를 위한 왕실전범 개정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일왕의 양위에 대해 언급을 피한 것은 일왕은 일본의 상징적인 존재지만 국정 운영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국정 총책임자로서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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