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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한진해운 선박, 미국·싱가포르·중국 등서 입항 거부

등록 2016.09.01 12:36:37수정 2016.12.28 17: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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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3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싱가포르 법원이 '한진로마호'를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 됐다.  한진로마호는 한진해운이 소유한 배이며 다른 용선 선박의 용선료 체불로 선주인 독일 리크머스가 사선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09년 8월 23일 발렌시아(Valencia)에 정박된 한진로마호 모습. 2016.08.31. (사진=마린트래픽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3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싱가포르 법원이 '한진로마호'를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 됐다.  한진로마호는 한진해운이 소유한 배이며 다른 용선 선박의 용선료 체불로 선주인 독일 리크머스가 사선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09년 8월 23일 발렌시아(Valencia)에 정박된 한진로마호 모습. 2016.08.31. (사진=마린트래픽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해운 경기 불황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달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소속 선박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입항을 거부당하거나, 화물을 압류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항구들이 한국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정박할 예정이던 이 회사 소속 선박 3척이 입항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선박을 채권자들이 압류할 가능성이 커 입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휴일을 앞둔 미국 소매업체로 향할 예정이던 한진해운 물품도 무기한 압류당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롱비치와 시애틀 등 컨테이너 터미널도 한진해운 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나갈 예정이던 컨테이너를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미국 수출업자들은 이에 따라 다른 해운 회사의 선박을 급히 수배하고, 물품을 다시 포장해 선적하는 등 분주한 작업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소식은 특히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업체들이 추수 감사절 등 휴일을 앞두고 재고를 쌓고 있는 시점에 터져 나와 그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이 회사 소속 선박들은 매일 2만 5000여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싣고 태평양을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TGS 트랜스포테이션의 피터 슈나이더 부회장은  “비용이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며 “(한진해운 사태로) 모든 것이 꼬여버렸다”고 불만을 피력했다. 그는 한진해운에서 6000 달러(약672만원)~7000달러(약 784만원) 정도를 받아야 하지만, 이 돈을 손실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슈나이더 부회장은 소형 회사들은 이번 사태의 충격을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든 달걀을 한진해운이라는 바구니 한곳에만 묻은 기업들은 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현지의 수입 업자인 니나 루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해운사들이 더 높은 할증 운임을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건과 목욕용 가운 등을 수입하는 그는 “가격(운임)이 꽤 안 좋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루는 장기적으로 수송 능력이 뒷받침될 지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상당한 물량을 감당하던 한진해운이 빠진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진해운 소속의 선박들의 수난은 미국은 물론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이어졌다. 싱가포르 항만 관리들은 한진해운 소속의 한진로마호가 지난달 30일 채권자의 요구로 억류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인 한진수호호도 채권자들의 요청에 따라 중국 상하이항 입항을 거부당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한진해운이 지난 2011년 이후 2014년까지 매년 손실을 기록하며 자금 압박에 시달려 왔다고 전했다. 해운 경기 악화로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여파다. 신문은 한진해운은  전자제품, 의류, 가구, 장난감 등을 미국에 실어날랐다며 한국법원이 이 회사를 청산할지, 아니면 회생 절차를 재개할지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독일 선사 리크머스는 용선료가 체납된 데 따라 싱가포르 법원에 한진해운 선박 가압류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달 30일 한진해운 소유 53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로마호를 가압류했다.

 한진해운이 용선해 운영하고 있던 한진멕시코호도 선주 측에서 용선료 체불을 이유로 운항을 거부한 상태다. 또 미국과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 다수 해외 항구는 입항 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진해운 선박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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