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송민순이 던진 화두
정치권의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실체적 진실이 뭔지 국민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말 북에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한건지, 기권 결정 이후 통보만 한건지, 당초에는 북한 인권결의안 찬성 쪽이었는데 다수결에 의해 바뀐건지 모든 게 미스터리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북과 내통했다"는 등 과격한 용어를 동원하며 공격하고 있고, 민주당은 "금도를 벗어난 색깔공세"라고 맞받아치는 등 여야간 진실 공방을 넘어 이념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문제가 복잡하게 꼬여가고는 있지만 사실 해법은 지극히 단순하다. 당사자가 직접 당시 상황을 밝히면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 전 대표가 회고록의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틀리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 정치권이 공방을 벌일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며칠째 정국이 벌집 쑤신 듯한 상태인데도 정작 당사자인 문 전 대표는 말이 없다. 17일에도 문 전 대표는 "허구한날 종북 타령과 색깔론으로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를 비난했을 뿐, 회고록 진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국민이 문 전 대표에게 듣고 싶은 말은 새누리당의 이념공세가 과하다는 지적이 아니고, 현 정부가 노무현 정부에게 배워야 한다는 훈수도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문 전 대표가 당시 어떤 의견을 내놓았고 어떻게 일을 처리했느냐는 실체적 진실을 들려 달라는 것이다.
더구나 문 전 대표는 일개 정치인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들을 권리가 있고 문 전 대표는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이같은 안보 이슈는 시간이 지난다고 없어지는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의혹은 더 커질 수 있고, 그럴수록 문 전 대표에게는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서둘러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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