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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호주 유연탄 광산서 철수…왜?

등록 2017.01.11 0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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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바이롱 유연탄 생산 2018년 본격화…예상 수익률 15%
 공공기관 기능 조정 일환으로 한전 해외자원개발 전면 중단 
 한전, 수천억 손실만 떠안고 발전사에 사업 매각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한국전력이 최근 호주 바이롤 유연탄 광산을 비롯, 해외자원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정부의 공기업 해외자산 매각 방침에 따른 조치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해 호주 물라벤, 니제르의 이모라렝, 캐나다의 데니슨 등 9개 광구 출자 지분도 순차적으로 팔기로 했다. 

 1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보유중인 해외 유연탄 광산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한전은 180억원이 투입된 호주 물라벤 광산의 지분을 남동·남부·서부·중부 등 발전 4사에 넘겼다. 

 또 인도네시아 유연탄 전문기업인 바얀리소스사 지분 20%와 유연탄 수출기업 아다로 에너지사 지분 1.2%를 5개 발전 자회사와 남동발전에 각각 팔았다.

 한전이 해외자원개발에 손을 뗀 것은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 조정'의 후속 조치이다. 당시 정부는 무리한 투자 확대와 자원가격 하락으로 해외자원개발이 공기업의 부담만 가중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2007년 64%에 불과했던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15년에 45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스공사는 228%에서 321%로, 광물자원공사는 103%에서 6905%나 늘었다.

 감사원은 해외자원개발 성과 분석을 통해 "이들 공사의 투자비가 계획보다 많이 소요되고 수익은 계획보다 낮아져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 등 추가 차입도 검토할 수 있으나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도 조달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량 사업까지 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전이 이번에 발전 5사에 매각하는 호주 바이롱 유연탄 광산도 2018년부터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지난해 초 톤 당 50달러 수준이었던 유연탄 가격도 최근 86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한전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발전 5개 자회사들은 바이롱 광산의 수익률이 향후 15% 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유연탄 감산 규제가 완화하면서 유연탄 가격이 하락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생산이 본격화되면 바이롱 광산 가치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결국 정부의 기계적인 기능조정으로 한전은 7년여를 공들인 바이롱 광산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발전사에 넘기게 된 모양새가 됐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국부 유출 없이 자회사인 발전 5사에 매각하는 것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전은 이 과정에서 수천억에 달하는 손실만 떠안게 되는 셈이 됐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정권 차원에서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제대로 성과는 보지 못하고 주인만 바뀐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력산업구조개편 취지에 맞게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발전원료 확보는 최종 수요자인 발전사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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