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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생명 이야기②] 온돌과 인삼

등록 2017.02.13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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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자연은 힐링이다.'
 언제부턴가 해가 바뀌고 계절이 변할 때마다 경이로움과 함께 다가오는 느낌이다.

 저 흙 속에서 한 움큼의 햇살, 한 줄기 바람과 더불에 피어나는 생명 때문일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대지 위로 솟아오르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친 우리의 일상을 위로하고 내면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 우주 만큼의 사연과 신비로움이 그득한 탓이리라.  

 혼돈의 시대, 힐링과 지혜에 대한 갈급함이 크다. 뭇 생명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는 농촌진흥청 연구사들의 이야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설 연휴가 지난 후에도 추위가 만만치 않다. 필자의 사무실은 건물의 가장자리 쪽에 있어 더욱 춥게 느껴진다. 업무를 시작했지만 손발이 시려 업무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요즘 난방 시스템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예전과 같은 따뜻함과 포근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겨울하면 눈 내리는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따뜻한 아랫목을 기억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어릴 적 겨울에는 방 안 따뜻한 곳에 깔아둔 이불 밑에 밥을 넣어두어 보온을 했고, 따뜻한 이불 밑에 다리를 넣고 빙 둘러앉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런 광경은 바로 온돌(溫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온돌은 전통한옥의 특징이 잘 활용된 한국인 고유의 난방장치다. 온돌이 있기에 아랫목이 있고, 한기를 느끼면 그 곳이 그리워지게 되는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가 만들어졌다.

 겨울에 온돌이 그리운 것은 추운날씨로 인해 저하된 몸의 신진대사(新陳代謝)를 활발히 하기 위함이다. 신진대사란 인간이 섭취한 영양물질(음식, 물, 공기)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해 생체 성분이나 생명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게 되면 체온이 낮고 맥박이 느리고 추위를 타 몸을 웅크리고 동작이 굼뜨고 느려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겨울철 뜨끈한 온돌의 방구들에 몸을 지짐으로써 이를 해소하곤 했다. 아궁이에서 땐 불길이 구들을 데워 방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듯이, 우리 몸에도 아궁이가 있고 불고래가 있는 것이다. 불기운이 뱃속을 덮혀 체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겨울철에도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음식의 섭취가 필요하다.

 신진대사를 높이는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인삼을 권하고 싶다. 인삼의 대표적인 효능의 하나는 혈류개선으로, 겨울철 체내온도가 떨어져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인삼학회 이동권 회장은 “인삼 섭취는 인체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류개선을 도와 손, 발, 피부와 같은 말초 신진대사를 촉진해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도록 한다”며 “또한 신체에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해 이에 따른 에너지 대사량으로 열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지만 실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해 인삼의 승열(昇熱)작용과는 거리를 두었다.

 이러한 기능 외에도 인삼은 홍삼의 경우 피로회복, 면역력 증진, 기억력 개선, 항산화 및 갱년기 개선 기능이, 백삼의 경우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기능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성기능 장애, 항당뇨, 항암, 항스트레스, 항피로 등 여러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외 연구진들의 동물 및 임상 실험 등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들도 전립선 건강 개선, 뼈건강 개선 및 스트레스 경감에 관한 각종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고려인삼의 수출 확대 및 부가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운동 부족으로 몸에 균형이 깨지기 쉬운 계절이다. 떨어진 기온으로 인해 굳은 몸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건강관리법과 함께, 인삼을 꾸준히 복용한다면 우리 몸과 정신을 보호하여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삼의 국내 소비 및 수출이 줄어 재고가 쌓이고 인삼산업 전반의 지속적 발전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아직도 추위가 지속되는 겨울철 건강을 지키고 국내 인삼 생산자 및 관련 산업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삼복용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이용팀 김동휘 팀장/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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