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기업, 곳 간 채운 정부…가계 건전성만 나빠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규모는 2015년 2.24배에서 2016년 2.16배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가계가 주택 구입을 크게 늘리면서 금융자산에 비해 금융부채가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계 금융자산은 2015년 말 3181조8000억원에서 2016년 말 3389조2000억원으로 6.52% 증가했지만 금융부채는 1423조1000억원에서 1565조8000억원으로 10.03%나 폭증했다.
반면 정부와 기업의 건전성은 개선됐다.
일반정부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규모는 2015년 1.57배에서 1.61배로,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0.99배에서 1.01배로 높아졌다.
정부가 보유한 금융자산(2015년 1370조9000억원→2016년 1456조6000억원)은 1년새 6.25% 늘었다. 반면 금융부채(870조5000억원→903조3000억원)는 3.77%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의 경우 1년 동안 금융자산(2359조6000억원→2433조원)은 3.11% 늘었고 금융부채(2390조000억원→2418조9000억원)는 1.18% 증가했다.
일반정부의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순자금운용은 2015년 20조1000억원에서 2016년 34조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2007년(4조3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초과세수가 10조원에 달할 정도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정부의 국채 발행(48조3000억원→33조4000억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빼면 큰 폭의 마이너스 수치가 나타나 '순자금조달'로 부른다. 이 수치는 2015년 11조5000억원에서 2016년 1조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의 순자금조달은 1973년(1099억원) 이후 3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08년 100조원에 육박했던 기업이 순자금조달은 8년만에 100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기업이 설비투자 등을 위한 자금 차입을 자제하면서 빚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경우 세수 증가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기업은 한국전력과 한전 자회사 등 공기업이 부채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 순자금조달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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