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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온 英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 '소프트 모더니즘'

등록 2017.03.29 17: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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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갤러리현대, 라이언 갠더 한국 첫 개인전

【서울=뉴시스】갤러리현대, 라이언 갠더 한국 첫 개인전

■갤러리현대서 한국 첫 개인전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영국 유망 개념미술 작가 라이언 갠더(41)의 국내 첫 전시가 29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렸다.

 '소프트 모더니즘'을 주제로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한 설치 회화 조각등 30여점을 선보인다.

 라이언갠더는 설치, 미디어, 회화, 조각, 사진, 텍스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예술, 문화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관한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2000년 이후부터 국제 미술계의 주목할만한 신진 작가로 부상했다.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2012년 카셀dOCUMENTA 13에서 주목 받았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와 색맹에도 라이언 갠더는 작업과 매체의 경계 없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와 색맹에도 라이언 갠더는 작업과 매체의 경계 없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와 색맹에도 작가는 작업과 매체의 경계 없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문화원 창림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전역을 순회하고 있는 전시인 ‘나이트 인 더 뮤지엄’(Night in The Museum)전의 큐레이팅을 맡았고 에이포, 포터-요시다, 아이다스등의 패션 레이블과 협업, 의상을 디자인했다.

 전시를 하지 않을 때에는 책을 쓰거나 또는 영국 국영방송사 BBC에서 방영하는 예술프로그램의 대본을 쓰고 진행을 맡기도 했다. 2017년도에는 OB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대영제국 4등 훈장 장교)를 수여 받았다.

 책 저자, 큐레이터, 강연자, 레지던시 프로그램 관장, 의상 디자이너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같은 재미를 추구한다.

【서울=뉴시스】라이언 갠더 첫 한국전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

【서울=뉴시스】라이언 갠더 첫 한국전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

 "사춘기가 되면 그때는 모든 것이 변합니다. 왜냐하면 그때쯤에는 자아 인식이 생성되기 때문이죠. 모든 것에 대해서 틀릴 수 있다는 인식이 매우 강해집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갤러리에 두고 작품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보통 어른들은 아무런 대답을 못하거나 당연한 정보만을 얘기할 것입니다. 틀린 답을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거죠. 하지만 아이는 솔직하고 더 나아가 흥미로운 답을 할 것입니다."

 작업의 핵심은 창조성과 실험이다. 작품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며, 각각 열린 결말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미술계의 엘리트주의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내려놓고 단순히 작품을 보며 떠오르는 상상력으로 작가가 시작한 이야기를 이어가길 권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장난기와 창의적인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을 보여준다. 모더니즘과 미술사를 재치 있게 재해석한 작품,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현시대 셀피(Selfie) 문화와 나르시시즘에 주목한 설치 작품들을 내놓았다.

 전시장 1층에는 작가가 배움과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본 작품들, 지하 전시장에는 정치적인 관점으로 현시대 셀피(selfie) 문화와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주목한 작품이 전시됐다. 

【서울=뉴시스】라이언 갠더, 핵심성과 지표 xi (습관성 추상) Key Performance Indicator xi (Habitual Abstraction), 2016, Acrylic on Canvas, 60x45x2.7cm (unframed)

【서울=뉴시스】라이언 갠더, 핵심성과 지표 xi (습관성 추상) Key Performance Indicator xi (Habitual Abstraction), 2016, Acrylic on Canvas, 60x45x2.7cm (unframed)

 특히 영국 유명 프로스테틱스(prosthetics) 메이크업 아티스트 릭비에드리언(Rigby Adrien)이 작가를 직접 좀비로 변신시킨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좀비를 통해 외향적인 모습만을 집중하는 ‘셀피’ 문화를 다시 상기시킨다. ‘스타카토리플렉션’(Staccato Reflections, 2017) 작품에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안에서 ‘좋아요’를 갈망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장 2층에는 털로 뒤덮인 조각이 있다. 추상미술의 한 유파인 데스틸(De Stijl) 운동의 창립 멤버인 벨기에 작가 조르주 반통겔루의 기하학적인 조각 작품들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하며 전시 제목인 ‘소프트 모더니즘’의 뜻을 대변한다. 기존 반통겔루의 조각 작품들은 사람의 형태를 기하학적인 요소로 해석을 했는데 작가는 이 요소를 유머스럽게만화처럼 왜곡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조각에 털 뭉치들을 더해 부드러운 조각을 만들어냈다.

 라이언갠더의 작업을 잘 모르는 이에게 그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라이언 갠더가 만든 일련의 작품은 그 폭이 넓고 몹시 다원적이다. 절대 교훈적이고자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관람객에 관한 설계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갠더의 작품 세계는 비록 제멋대로 이루어진 집합체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며, 그가 ‘아둔한 논리’ 라 부르는 것을 따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의 작업은 마치 앞뒤를 뒤집은 점괘 막대기 여럿과 같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또한 말하길, 작업을 생산하기 위해 그 자신이 미러볼 조명과 같아야 한다고 한다. 갠더의 작업을 언급하기 위해 작품 세계라는 단어를 썼지만, ‘현장’(field)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조너선P 와츠) 전시는 5월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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