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당훈장, 순종황제 되다…망국설움 ‘딱지’

등록 2017.04.28 10:09:35수정 2017.04.28 11:02:1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이척(순종)

【서울=뉴시스】이척(순종)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1907~1910년 조선 제27대 왕 순종(1874~1926)의 낯선 사진이 나돈다. ‘조선의 황제 이착’이라고 스페인어로 명기한 3.75×2.54㎝짜리다. 순종의 이름 ‘이척’을 ‘이착’으로 오기했다.

 1920년대 스페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레이딩 카드 가운데 1매다. 노르웨이 왕 호콘 7세, 영국 왕 에드워드 7세, 영국 공주 패트리샤 등도 이 소장·교환용 카드의 주인공이다.

 이현표 전 주미한국문화원장이 찾아낸 ‘순종 카드’가 근대서지학계에 알려지면서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순종’, 영국 에드워드 7세(1841~1910), 영국 패트리샤 공주(1886~1974)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순종’, 영국 에드워드 7세(1841~1910), 영국 패트리샤 공주(1886~1974)

 “고종의 둘째아들인 순종은 시력이 몹시 안 좋았다. 아버지가 안경을 권했지만 쓰지 않았다. 안경을 쓰고 찍은 사진이 없는 이유다. 순종의 유품 중에는 안경이 있다”,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정자관을 쓴 1897년 의친왕(고종의 5남) 사진에서 보이는 안경과 유사하다”….

 그러나 52세에 별세한 순종과 딴판으로 카드의 순종은 노인이다. 복색도 국왕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뉴시스】조선 후기 서당 훈장, 스페인 카드의 ‘순종’

【서울=뉴시스】조선 후기 서당 훈장, 스페인 카드의 ‘순종’

 남아있는 사진 속 순종은 조복, 통천관, 강사포에 옥대를 두르고 옥규를 들었다. 순종 사망 전후로 그려진 어진(김은호 작)의 일제군복 차림 순종은 장년의 모습이다.

 고사진 전문가 권용우 부장(코베이)은 “외국의 황제와 왕족은 제복을 갖췄는데 코리아의 황제 사진은 구할 수 없고, 망한 나라여서 대충 집어넣은 느낌이다. 카드에 인쇄된 순종은 일제강점기 조선풍속 그림엽서에 나온 서당 훈장과 닮았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순종 사진과 초상화

【서울=뉴시스】순종 사진과 초상화

 이현표 전 원장은 “조선이 스페인 측에 평복 국왕 사진을 제공했을 리는 없다. 일제가 장난질을 하며 조롱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