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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홀리고·힙합 R&B에 취하고…'서울재즈페스티벌'

등록 2017.05.27 23: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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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 현장. 2017.05.27.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 현장. 2017.05.27.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7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 운집한 관객들의 귀와 눈은 베이시스트 스탠리 클락의 진묘한 연주로 내내 호사였다.  

 예정 시각보다 약 20분가량 늦게 시작한 것과 초반 스피커의 불안정함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베이스 몸체를 돌리며 잔향마저 연주의 일부로 만드는 그의 재주에 탄성이 그치지 않았다.

 이날 밤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진 '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재즈로 현혹되는 밤이었다. 클락을 비롯해 화려한 명단의 재즈 뮤지션의 연주와 노래는 재즈의 본질을 전하며 청중과 교감하고 소통했다.   

 스탠리 클락이 이끄는 밴드의 폭발적인 연주는 드러머의 드럼 채가 두 동강난 것만으로도 입증이 됐다. 이 팀은 최근 국내 대형 한국 아이돌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음원 플랫폼 'SM스테이션' 시즌2를 통해 신곡 '투 비 얼라이브'를 공개해 주목 받기도 했다.

 클락에 앞서 우리금융아트홀 무대에 올랐던 이스라엘계의 재즈 뮤지션 아비샤이 코헨의 트럼펫은 울부짖었다. 점점 쪼개지는 드럼 비트 속에서 그르렁거렸는데도 청량했다. 트럼펫에 이토록 넘치는 에너지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메이 포레스트'로 명명된 메인 공연장인 88잔디마당의 헤드라이너로 나선 재즈 보컬 다이안 리브스는 5월의 청량한 밤을 매혹적으로 쥐락펴락했다.

 1960~1970년대를 풍미한 영미 합작 밴드 '플리트우드 맥'의 '드림스' 커버로 노래하기 시작한 리브스는 중후하면서도 고혹적인 음색으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밤을 녹여냈다.  

 10주년을 맞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재즈 음악 페스티벌의 성격이 옅어졌다는 지적을 일부에서 받기도 했다. 국내 최고 인기 페스티벌인데 재즈 외에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을 무대 위에 올려서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클락, 코헨, 리브스 등 재즈계의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을 연달아 만나볼 수 있는 페스티벌은 국내에서는 드물다. 이 축제가 여전히 재즈 페스티벌로 불리고 재즈 페스티벌로 통하는 이유다.  

【서울=뉴시스】혼네, 영국 신스팝 듀오. 2017.05.27.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혼네, 영국 신스팝 듀오. 2017.05.27.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email protected]

 거대한 샹들리에 두개를 천장에 매단 우리금융아트홀은 'SJF BMW 시어터'로 통하며 이번 축제의 재즈 터전의 구실을 했다. 클락과 코헨에 앞서 루시드폴 퀸텟 등이 올라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했다.

 물론 여전히 다양한 뮤지션들이 전체 축제 라인업에 올랐다. 88잔디마당을 수많은 인파로 뒤덮은 영국 신스팝 솔 듀오 '혼네'가 특히 큰 관심을 받았다. '트리트 유 라이트'로 시작한 무대는 90분 동안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발산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의 단골 손님인 바우터 하멜, 영국 런던 출신의 신예 싱어 송 라이터로 2012년 데뷔앨범 '이스 유어 러브 빅 이너프(Is Your Love Big Enough)?'로 단숨에 주목 받은 리앤 라 하바스도 큰 주목을 받았다.  

 개성 강한 뮤지션들인 클래식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지용,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핫한 뮤지션들은 힙합·R&B 스타들이었다. 래퍼인 비와이와 지코, R&B 가수인 크러쉬 등은 수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녔다. 이들 덕분에 재즈 음악의 매력을 새삼 알게 된 이들이다.

 크러쉬 팬이라는 20대 서울 사는 여성은 "일찍 와서 여러 재즈 뮤지션의 공연장을 찾았는데 매력적이었다"며 "아비샤이 코헨의 무대를 잠깐 봤는데 트럼펫 소리가 그렇게 귀에 감기는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총 2만명이 재즈의 매력에 홀리고 힙합과 R&B의 흥에 취했다.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보컬 제이 케이 등 부상으로 내한을 취소한 '자미로콰이' 대신 이날 공연한 혼네가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기억상실을 이겨낸 재즈 거장 팻 마티노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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