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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문제 꿈쩍 않는 靑···민주당 女의원 속앓이

등록 2017.06.27 12: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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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민주당 여성의원들 靑 결정 늦어져 고심
 "탁 행정관 자진해서 물러나야" 기류
 당 일각서 여성위원회 책임론도 나와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여성 비하 언급'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청와대의 판단을 지켜보자며 말을 아끼면서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대부분 탁 행정관 본인이나 청와대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한 데다, 이 사실을 공개한 뒤 항의 문자와 전화가 쇄도하면서 추가적인 언급을 하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여성의원은 "이미 우리가 얘기를 할만큼했다"며 "탁 행정관이 인사청문회를 받거나 외부에 공개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탁 행정관 본인이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 중진 여성의원은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고 하루 이틀 사이에 결론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으니까 청와대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빨리 결론을 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집권여당의원으로서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는 반응도 많다. 한 재선 여성의원은 "청와대의 반응을 아직 확인 못 해봤다.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초선의원은 "일단은 좀 기다려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에서는 탁 행정관의 즉각 사임은 고려하지 않는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탁 행정관 본인도 그 당시의 글과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을 4~5년 전부터 깊이 반성을 하고 있다"며 "반성과 사죄의 행보는 건너뛰고 과거에 있었던 잘못된 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역사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축소 및 왜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1.3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역사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축소 및 왜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1.30. [email protected]


 청와대로서는 여야가 대립하는 국면에서 탁 행정관을 사임시킬 경우 자칫 정국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한 상태에서 공식 논평 등 공개적인 대응은 자제하기로 한 상태다.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청와대의 반응과 별개로 당 여성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과거 보수정권 시절 성문제가 불거졌을 때 민주당 계열 정당의 여성위원회에서는 성명서를 내며 강력하게 대응한 바 있다. 그러나 탁 행정관의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진 지 두달이 지났음에도 어떠한 의견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여성위원회는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의 성폭행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성(性)누리당' 본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같은해 육군 여단장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사건에서 피해자의 태도를 지적해 물의를 빚은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2014년에는 성추행 의혹을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게 사과와 경찰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같은 당 소속 표창원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 전시회 논란과 관련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민주당 소속의 한 보좌진은 "여성의원들이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할동안 여성위원회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과거 새누리당에게는 성누리당이라고 비난하더니 우리의 잘못에는 침묵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여성위의 한 관계자는 "탁 행정관 건은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여당의 여성위 차원에서 입장을 낼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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