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규직확대·최저임금에 법인세 까지' 답답한 재계 "경쟁력 약화···규제 개혁부터"

등록 2017.07.21 11:28: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규직확대·최저임금에 법인세 까지' 답답한 재계 "경쟁력 약화···규제 개혁부터"

"법인세 인상은 기업 경쟁력 약화···투자 위축에 일자리 축소도 우려"
"美·영국·프랑스 등 법인세 인하 추세와 역행, 우리도 낮춰야"  

【서울=뉴시스】산업부 = 재계는 정부가 법인세 인상 추진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크게 긴장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에 이어 법인세 까지 오를 경우 기업 경쟁력은 급격히 저하될 수 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재계는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신설하는 증세 방안 협의에 나선데 대해 극도의 긴장감을 나타내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날 회의에서 "법인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000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되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를 신설해 25%로 적용하자"고 밝혔다.

 재계는 이에대해 미국 등 주요국들은 오히려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제적 흐름과도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을 겨냥한 조치라 해도 법인세 인상 추진은 기업들을 위해 좋은 경영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주요국들의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다. 글로벌 기류를 반영해 정부는 법인세를 오히려 낮추고 규제개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본격화·최저임금인상에 이어 법인세 인상까지 구체화하는 것은 기업을 너무몰아치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과감한 규제개혁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는 별 관심은 없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정책들만 쏟아내고 있는데 대해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은 결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약화시킬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현재 22%인 법인세를 낮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들을 위해 좋은 경영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주요국들의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류를 반영해 차기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이용섭 (오른쪽 다섯 번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15대기업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2017.07.1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이용섭 (오른쪽 다섯 번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15대기업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2017.07.18.   [email protected]

즉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상대국이자 경쟁국가들이 다투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행보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내리도록 지시하며 법인세율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들도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법인세 인하에 나섰거나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계는 현재 최고 법인세율이 미국(35%) 일본(25.5%) 등 OECD 주요 국가보다 낮지만 한국의 무역경쟁국인 싱가포르(17%), 홍콩(16.5%) 등의 세율보다 높다는 입장이다.

 A그룹 관계자는 "최근 최저 임금인상이 이뤄졌는데 특히 협력사인 중소기업에 여파가 상당히 미칠 예정"이라며 "파급 효과는 경제계 전체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법인세까지 올라가면 대외경쟁력에 악영향을 줄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그룹 관계자는 "법인세가 인상되면 기업 입장에선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신규채용에도 영향이 간다. 안그래도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인상은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내놨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등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로 인한 리스크는 기업이 떠맡게 된다. 신규채용이나 신사업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되지만 기업 입장에선 정부 정책에 따라 해보는 데까지 해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C대기업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으로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줄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 국내에 있는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려고 하고, 해외에 있는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꺼려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법인세가 인상된다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가뜩이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달리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산업 구조의 특성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