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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 英아기 찰리 부모, 연명치료 포기···"시기 놓쳤다"

등록 2017.07.24 23:47:05수정 2017.07.25 06: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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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희소병에 걸린 영국 아기 찰리 가드의 부모가 결국 아기의 연명 치료 투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B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찰리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가 변호사를 통해 아기를 미국으로 데려가 실험적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한 법적 투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진 = 찰리스 파이트 홈페이지) 2017.07.24.

【서울=뉴시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희소병에 걸린 영국 아기 찰리 가드의 부모가 결국 아기의 연명 치료 투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B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찰리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가 변호사를 통해 아기를 미국으로 데려가 실험적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한 법적 투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진 = 찰리스 파이트 홈페이지) 2017.07.24.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희소병에 걸린 영국 아기 찰리 가드의 부모가 결국 아기의 연명 치료 투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B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찰리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가 변호사를 통해 아기를 미국으로 데려가 실험적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한 법적 투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찰리 부모 측 변호사인 그랜트 암스트롱은 영국 법정에서 “11개월짜리 아기를 위한 시간이 이제 모두 흘러버렸다”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찰리의 부모가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아기에게 실험적 항종양 ‘뉴클레오시드 치료법’을 시도하려던 미국 의사가 이미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암스트롱은 “(찰리) 부모에게 최악의 악몽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이날 주심인 니콜라스 프란치스 판사에게 최근 실험적 치료를 해보겠다고 나선 미국 컬럼비아대 미치노 히라노 교수가 지난 주 찰리의 MRI 촬영 결과를 본 뒤 자신의 실험적 치료법을 더 이상 시도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찰리의 부모가 아기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도록(continues to be heard)”  도울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동안 찰리의 실험적 치료를 지원하는 크라우딩 펀딩에 130만 파운드(약 18억8800만 원)이 걷힌 바 있다. 

 지난해 8월 영국에서 태어난 찰리는 세계에서 단 16명만 앓고 있는 희소병인 MDS 진단을 받았다.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뇌와 근육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질환이다. 찰리는 뇌와 호흡 등의 능력을 급속하게 잃어가기 시작했다. 청력을 상실한 데 이어 간질 증상마저 보였다. 아기는 팔 다리를 움직일 힘을 잃은 데 이어 눈을 뜨지도 못했다.

  찰리는 지난해 10월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OSH)에 입원을 했다. 165년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의 대표적 아동 전문병원이었다. GOSH는 찰리의 증상이 악화되자 부모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했다. 

 하지만 찰리의 부모는 병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병원은 찰리의 연명치료 중단을 허락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프란치스 판사는 GOSH 측의 제안대로 현재 상태의 생명유지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유럽인권재판소 역시 지난달 27일후 찰리의 생명유지 장치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를 둘러싸고 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의료 윤리 논쟁이 뜨겁게 일기 시작했다. 찰리가 인간의 ‘생존권’과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를 던진 것이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런던 버킹엄궁 밖에서 '찰리 가드를 살려라', '살인'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사태도 벌어졌다.

  교황청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교황이 찰리의 사례를 애정과 슬픔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교황은 찰리의 부모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찰리의 삶이 다 할 때까지 옆에서 보살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찰리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영국에 있는 우리 친구들과 교황의 의지에 힘입어 우리가 찰리 가드를 도울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썼다.

 미국 하원은 지난 19일 찰리 부모가 아기를 미국으로 데려와 실험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영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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