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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버스 졸음운전 사고 없어질까? '자동제동장치' 차량 타보니

등록 2017.08.20 11:00:00수정 2017.08.20 12: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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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시연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시연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email protected]

【화성=뉴시스】최희정 기자 = "아이쿠!"

버스가 급정거를 하자 안에 타고 있던 기자 십수 명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무거운 물건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쿵'하는 소리도 들렸다.

지난 18일 오후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단은 버스 첨단안전장치인 자동 비상 제동 장치(AEBS)와 차로 이탈 경고 장치(LDWS), 전방 충돌 경고 장치(FCWS) 등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을 찾았다.

먼저 AEBS를 장착한 대형버스(현대 유니버스)에 탑승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이 장치를 신차에 장착하는데 약 800만원이 든다고 했다. LDWS 및 FCWS 장착 비용(약 50만원)보다 무려 16배나 비싸다.

기자들이 탄 대형버스는 시속 50㎞로 달렸다.

앞에서 시속 20㎞로 달리던 실험용 차량과 부딪힐 듯 거리가 가까워지자 자동비상제동장치가 경고음을 울렸다. 버스는 급제동했다.

전방 차량과 충돌하기 전 AEBS에서 "삐삐삐"하는 소리가 났는데 기자는 뒷좌석에 앉았던 탓인지 잘 들리진 않았다.

실제 장치의 기준 적합성을 판단하는 테스트에서는 버스가 시속 80㎞로 달리면서 시속 30㎞로 달리는 전방 차량과 충돌한다고 한다.

【화성=뉴시스】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첨단안전장치인 자동비상제어장치(AEB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 기능 등을 체험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2017.08.19. (사진=교통안전공단 제공)

【화성=뉴시스】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첨단안전장치인 자동비상제어장치(AEB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 기능 등을 체험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2017.08.19. (사진=교통안전공단 제공)

AEBS는 충돌위험이 감지되면 1.4초 전에 운전자에게 1차 경고, 0.8초 이전에는 2차 경고를 보낸다. 그래도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제동장치가 스스로 작동해 속도를 줄인다.

공단 관계자는 "경고 방법으로 시각, 청각, 촉각 등 3가지가 있는데 이 중 2가지를 사용한다"며 "시각은 (운전자가 보는) 화면에서 깜빡거리는 것, 청각은 '삐삐삐' 소리를 내는 것, 촉각은 핸들이나 좌석 시트를 진동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경고음 소리가 작아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고음은 60dB로 운전자만 들을 수 있을 정도"라면서 "다른 사람들이 소음으로 듣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버스에서 '삐삐삐' 소리가 나면 승객들이 불안해 할 수 있어 시각과 촉각(진동)을 이용한 경고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했다.

이날 시연은 전방 차량이 정지했을 경우와 주행했을 경우로 나눠 진행했다.

버스에 함께 탑승한 김성섭 교통안전공단 부연구위원은 자동비상제동장치에는 '레이더 센서'와 '비전 센서' 등 2가지 부품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 전면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가 앞차와의 거리, 상대방 차량 속도 등을 감지한다. 앞차와 충돌할 수 있는 예상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라며 "비전(카메라) 센서는 앞의 물체가 차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며, 차가 있을 때만 작동한다"고 했다.

【화성=뉴시스】최희정 기자 =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첨단안전장치인 자동비상제어장치(AEB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 기능을 체험하기 전 공단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7.08.19. dazzling@newsis.com

【화성=뉴시스】최희정 기자 =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첨단안전장치인 자동비상제어장치(AEB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 기능을 체험하기 전 공단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7.08.19. [email protected]

이어 "AEBS는 앞차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이지 차를 멈추는 게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충돌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충돌 시 속도를 낮춰준다는 얘기다. 공단 한 관계자는 "AEBS는 죽을 사람을 중상자로, 중상자를 경상자로, 경상할 수 있는 충돌은 아예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LDWS와 FCWS가 장착된 버스로 이동했다.

이 버스에는 AEBS 장착 차량에 달려 있는 '레이더 센서'가 없었다.

김성섭 부연구위원은 "LDWS는 비전 센서만 갖고 상대 차량 속도 및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하는데, AEBS 장착 차량보다 저렴하다"며 "운전자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를 준다. 그러나 차를 제어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FCWS도 마찬가지다. 경고를 주면 운전자가 핸들을 틀거나,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운전자 보조장치일 뿐,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들이 탄 버스가 AEBS를 시연할 때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앞차와 부딪힐 정도로 거리가 좁혀지자 경고음이 울렸고, 운전기사는 핸들을 급히 꺾어 충돌을 피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email protected]

전방충돌경고장치는 AEBS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충돌 위험 감지 시 운전자에게 경고음이나 좌석 진동을 통해 경고를 보낸다. 차로이탈경고장치는 방향지시등 작동 없이 차로이탈 위험이 있으면 경고한다.

유엔과 유럽 연구에 따르면 AEBS와 LDWS는 각각 교통사고 사망자 18%와 15%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아직은 갈길이 멀다.

공단 측에 따르면, AEBS는 눈·비가 오거나 야간에는 작동이 잘 안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AEBS는 신차(11m 초과 승합차·20t 초과 화물차)에 적용되는데 올해 이 장치를 장착한 신규 모델은 아직 출시된 것이 없다.

김채규 국토부 자동차관리관은 "AEBS는 기존 차에 달기 어렵다. 신차를 중심으로 달게 될 것"이라며 "신규 모델이 금년에 새로 출시된 것이 없어 올해 만든 것 중 장착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기존 양산 모델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재는 전방충돌경고기능을 포함한 LDWS를 장착하는 작업만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시연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가 열린 지난 1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공단 관계자가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전방충돌경고장치' 등에 대한 시연을 하고 있다. 2017.08.19. (사진 =교통안전공단 제공)[email protected]

국토부는 지난해 7월 봉평터널 사고 이후 발표한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 강화대책'에서 올해부터 신형 제작 대형승합·화물 차량에 AEBS와 LDWS 장착을 의무화했다. 당시 대책에서는 기존 차량에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9일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하자 기존 차량에도 LDWS를 장착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현재 운행 중인 수도권 광역버스 3000여 대에 대해 FWCS와 LDWS 장착을 완료할 계획이다.

2019년까지 전방충돌경고기능을 포함한 LDWS를 장착해야 하는 사업용 차량 대상이 기존 11m 초과 승합 차량에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길이 9m 이상 사업용 승합차량까지 확대한다.

한편 이날 시연회에서는 공단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 운행 기록계 활용 피로 운전 단속기' 작동 방식도 함께 공개됐다.

공단은 버스와 화물자동차 운전자 최소 휴게시간 미준수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 3월 '피로 운전 단속기'를 개발했다. 단속기를 활용하면 디지털 운행 기록 자료를 현장에서 추출해 운전자 휴게 시간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월 18일부터 디지털 운행 기록 장치를 활용해 최소 휴게 시간, 연속근무시간, 속도제한장치 무단해제 등의 현장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모든 사업용 차량에 단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단속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운전자가 서명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지금은 고장률이 높아 점검센터를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반을 운영해 내용을 알려주고 계도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장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정식으로 단속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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