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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소액주주 권리강화 효과?····상반기 중간배당 3.8배 껑충

등록 2017.08.20 07: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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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법인 중간배당 45건 공시···전년比 8건(21.6%)↑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중간배당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까이 뛰었다.

실적 호조,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중간배당 문화 확산, 문재인 정부의 소액주주 권한 강화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지난 17일 현재까지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코스피+코스닥)가 중간배당을 45건 공시한 것으로 집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건에 비해 21.6%(8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중간배당 총액은 3조583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9394억원에 비해 3.8배(281.5%) 커졌다. 

증시 종류별로 올 상반기 중간배당액을 보면 코스피(32건)는 3조5588억원, 코스닥(13건) 247억원을 기록, 코스피 비중이 99.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동시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중간배당액 전년 동기비 증가율은 각각 286.0%, 42.0%로 나타났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이 기존 중간배당을 형식적으로 하다가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확대하는 것 등을 포함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반기배당, 더 나아가 분기배당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올 상반기 중간배당액이 4배 가까이 뛴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사상 최대 실적,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새 정부의 소액주주 권리 강화 기조에 대한 기업들의 호응 등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우리나라 상장사들은 결산배당으로 일 년에 한 번 배당을 하는 게 보통인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여러 번 쪼개서 중간배당을 하는 것이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며 "중간배당액이 올 상반기 많이 늘었지만 1800여개 상장사 가운데 현재 겨우 45건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 중간배당액 1위 삼성전자...전체서 61% 차지

기업별로 보면 주당 배당액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지난 4월(1조919억원)과 7월(1조834억원)에 주당 7000원을 배당한 삼성전자이다.

또 삼성전자는 상반기 총 2조1753억원을 중간배당해 배당액 총액 기준으로도 1위였다. 실제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전체 상장사 중간배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서는 61.1%에 이른다.

이어 지난 7월에 주당 1000원을 중간배당하겠다고 발표한 현대자동차가 중간배당금 총액이 3303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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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는 지난 5월(1200억원)과 8일(1200억원)에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을 공시한 POSCO로 배당총액은 2400억원이다.

4위는 SK이노베이션이 주당 1600원을 배정, 중간배당액이 1511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어 S-Oil(주당 1200원)이 1443억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삼성전자, POSCO를 포함해 코웨이(주당 800원), 한온시스템(주당 75원), 천일고속(5월: 주당 3000원·8월: 1300원) 등 5곳이 상반기에 두 차례 중간배당을 해 눈에 띈다.

또한 전년 상반기와 달리 올 들어 상반기 신규로 중간배당을 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 우리은행, 코웨이, 쌍용양회공업, 한솔제지, 동양고속 등으로 나타났다.

◇ 코스닥 상장사 중 배당 1위 '케어젠'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중간배당을 가장 많이 한 상장사는 생명공학 회사인 케어젠이다. 

케어젠(주당 600원)은 올 상반기 중간배당액으로 총 61억원을 배정했다. 또 주당 배당액 규모도 씨엠에스에듀와 함께 가장 크다.

이어 종합전자부품 제조사인 유아이엘(주당 300원)이 상반기에 33억원을 중간배당해 2위를 차지했다.

또 씨엠에스에듀(28억원),  와이솔(21억원), KPX생명과학(20억원) 등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상반기 중간배당액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상장사 중 두 차례 배당을 한 곳은 없다.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 새로이 중간배당을 한 기업은 케어젠, 유아이엘, KPX생명과학, 보광산업 등이 있다.

◇ 올해 배당 증가 기대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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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중간배당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 상장사 전체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액은 최근 2년간 증가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배당총액은 2014년 11조9866억원에서 2015년 15조8579억원으로 32.3% 늘었다. 또 지난해(20조8577억원)에는 1년간 31.53% 확대돼 20조원을 첫 돌파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이라는 것은 하다가 안 하면 주가에 타격을 줘 배당액은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있다"며 "여기에 삼성, 롯데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을 늘리고 있고, 실적 호재도 기대되는 상황임에 따라 올해도 배당은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도 "올 들어 확대되기 시작한 중간배당액 증가 비율만큼으로 전체 배당액이 늘지는 않겠지만 올해도 배당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신(新)정부의 소액주주 권한 확대 기조와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대기업들의 움직임 등도 배당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보다는 지배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지주사가 배당의 방식으로 수익을 낼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 韓 배당성향 지난해 24%...글로벌 최저

중간배당 확대가 이뤄짐에 따라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국내 배당 수준이 개선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배당성향(상장사의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율)은 지난해 24.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프랑스(CAC 소속 상장사) 65.7% ▲미국(S&P500) 53.4% ▲미국(다우존스 30 산업평균·48.4%) ▲일본(닛케이·35.2%) ▲중국(상하이종합·34.3%)과 비교해 크게 뒤진다.
 
정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기업들의 현금 유보가 많았던 것을 보면 형편이 어려워 배당을 못 했다기 보다는 배당 의지가 부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한국의 낮은 배당성향은 글로벌 하위 수준인데 기업들이 최근 중간배당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기업들이 배당에 소홀해 한국의 배당성향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현 정부 들어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이런 정책들이 우리나라 배당 성향을 글로벌 수준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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