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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연휴,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서 '힐링'

등록 2017.10.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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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해 다랭이길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남해 다랭이길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기간 해외로 떠나는 비행기표를 사지 못했더라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남해안을 따라 펼쳐진 다랭이길과 물미해안도로 등 해안누리길을 걷다 보면 이런 아쉬움이 사라진다.

 해수부는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역사·문화유산을 지닌 바닷가 길을 '해안누리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전국 53개 노선(총 길이 508.2㎞)이 운영 중이다.이 중 '2017 우수 해안누리길' 여행상품 공모전에서 선정된 곳은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한다. 

 경남 남해군 해안누리길인 '다랭이길'과 '물미해안도로', 전남 해남군 해안누리길인 '땅끝해안도로', 전남 완도군 해안누리길 '청산도슬로길' 등이 그것이다.

 ◇쪽빛바다·층층이 쌓인 다랭이논 보며 힐링…남해 '다랭이길'

【서울=뉴시스】남해 물미해안도로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남해 물미해안도로 (제공=해양수산부)

쪽빛 남해바다와 층층이 쌓인 다랭이 논을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경사가 심해 걸어서 올라가기 힘든 언덕을 계단식 논으로 만들어 삶을 일군 다랭이마을을 볼 수 있는 길이다. 경남 남해군 다랭이마을부터 홍현마을까지 이어지는 다랭이길은 5㎞ 정도 된다. 다랭이마을은 설흘산에 기대어 있다. 남해로 가파르게 흘러내리는 설흘산의 끝자락, 절벽같이 가파른 그곳에 집과 논이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 곳 주민들은 좁은 바닷가 땅 대신 산을 깎아 논을 만들었다.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지면 또 산을 깎았다. 그렇게 쌓아올린 높이가 무려 100여층에 이른다. 이 '다랭이논'은 고려시대에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현마을은 석방렴으로 유명하다. 석전, 돌밭, 독살 등으로도 불리는 석방렴은 바닷가에 돌로 담 모양 울타리를 만든 것이다. 다랭이마을과 홍현마을을 잇는 2㎞의 지겟길은 길이 많이 험해 혼자보다 2인 혹은 3인씩 짝을 이뤄 걷는게 좋다. 코스 경로는 다랭이마을 입구-가천대(다랭이마을 전망대)-가천상회-암수바위-몽돌해안-홍현리보건소로 1시간 40분 가량 걸린다.

 ◇해안길 따라 드라이브…남해 명소 '물미해안도로'

 남해에서 가장 큰 포구인 미조항을 지나면 물미해안도로가 펼쳐진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서 미조면 미조리로 이어진 바닷가다.

【서울=뉴시스】남해 방조어부림 산책로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남해 방조어부림 산책로 (제공=해양수산부)

미조항에서 초전마을을 거쳐 방조어부림이 있는 물건리까지 길을 걷는 동안 초전, 항도, 가인, 노구, 은점, 물건 등 올망졸망 모여 있는 어촌마을을 만난다. 경로는 항도마을-은점어촌체험마을-물건방조어부림으로 10㎞,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이다. 걸어갈 수 있지만, 드라이브 코스로도 최적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오른쪽으로 계속 따라오던 마안도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물건리 방조어부림에 닿는다.

 방조어부림은 바닷가의 울창한 숲이다. 이곳의 산책로는 절로 걷고 싶게 만든다.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말채나무, 이팝나무 등 활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로 둘러쌓여 있다. 인근에는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갔던 독일 거주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한 독일마을, 우리나라 3대 기도사찰로 풍광이 일품인 금산 보리암 등이 있다.

 ◇'남도의 금강산' 달마산 보며 걷는다…해남 '땅끝해안도로'

 서울에서 4시간 30분, 해남읍에서 다시 1시간여를 달려 땅끝마을 정류장에 하차하면 바로 그곳에서부터 땅끝해안도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기다란 달마산을 바라보며 걷게 되는 이 길은 송호삼거리를 지나 통호마을,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사구미해변까지 이어진다. 7.8㎞ 거리를 걸어가면 3시간이 걸린다. 길은 구불구불하지만 잘 정돈돼 있다. 또한 땅끝전망대는 물론, 맴섬 일출, 미황사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서울=뉴시스】해남 땅끝 해안누리길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해남 땅끝 해안누리길 (제공=해양수산부)

땅끝마을에 간 사람은 누구나 동서로 기다랗게 누워 있는 달마산을 보면서 탄성을 지른다. 바위로 이뤄진 정상의 아름다움이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 이 산은 사계절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는 덕분에 남도의 금강산이라고도 불린다.

 땅끝해안도로 마지막 여정은 사구미해변이다. 백사장이 길어 사구미가 되었다는 설, 모래언덕 끝이라는 뜻의 사구미(沙丘尾) 한자가 잘못됐다는 설, 사금이 많이 채취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유독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어찌됐건 1.5㎞가량 길게 뻗은 고운 백사장과 푸른 송림을 감상하며 조용히 걷기에는 최적이다. 사구미마을에서 어촌 체험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물때를 잘 맞춰서 가야 한다. 계절별 제철 해산물을 직접 잡을 수 있다.

 ◇'슬로시티'서 찾은 행복…완도 청산도슬로길

 청산도 슬로길은 우리나라 섬길 중에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에 있다. 청산도 도청항에 내리면 곧바로 1코스가 시작되는데,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여인의 향기' 촬영지가 있는 곳이다. 황톳길 옆 돌담 등이 어우러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청산도 슬로길의 진면목은 2~5코스에서 볼 수 있다. 2코스는 사랑길, 3코스는 고인돌길, 4코스는 낭길, 5코스는 범바위~용길로도 불린다.

【서울=뉴시스】완도 청산도 황톳길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완도 청산도 황톳길 (제공=해양수산부)

슬로길의 백미는 4~5코스다. 4코스 낭길은 바닷가 벼랑에 난 길로 마을과 마을을 잇는 지름길인데 푸른 바다 풍경이 압권이다. 구장리에서 권덕리까지 이어지는 낭떠러지 길 1.8㎞로 40분 가량 소요된다. 5코스 범바위길은 권덕리에서 범바위까지 이르는 길인데, 청산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청산도에는 총 42.195㎞(100리)의 걷기 길이 있다. 그중 1~7코스(20.5㎞)가 해안누리길이다.

 청산도는 산과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로 지정됐다. 슬로우(slow)는 단순히 빠름의 반대가 아니다. 자연과 환경, 시간과 자신을 존중하며 느긋하게 산다는 뜻이다. 청산도에서는 직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도로도 구불구불하며 논두렁 밭두렁도 곡선이다. 동네 골목길도 던져놓은 허리띠처럼 굽어 있다. 사람들도 느긋하고 여유가 있으며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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