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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의 기적'…교사·학생이 체육시간 심장마비 학생 구해

등록 2017.10.23 14:02:19수정 2017.10.23 14: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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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의 한 고교의 교사와 학생이 힘을 합쳐 체육시간에 심장마비로 쓰러진 학생의 생명을 '골든타임 4분의 기적'으로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10분께 부산 해운대구 해강고 운동장에서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던 3학년 박모(18)군이 갑자기 운동장 바닥에 쓰러졌다. 

현장에서 수업지도를 하던 담당 체육교사가 박군에게 달려가 의식을 확인했다. 교사는 박군이 숨을 쉬지 않고 의식도 없는 것을 알고 순간적으로 심정지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 교사는 즉시 주위에 있던 학생들에게 119신고와 보건교사 호출을 지시한 뒤 가슴압박 등 심폐소생술 응급조치를 했다.  
 
교사가 지시하자 운동장에서 박군과 함께 체육수업을 하던 학생들은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전민경 보건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학생들로부터 긴급 상황을 전달받은 보건교사는 급히 운동장으로 달려 나갔다.

전 교사는 곧바로 환자 상태를 확인해 보니 이전에도 쓰러진 적이 있던 학생임을 직감하고 순간적으로 자동제세동기(AED)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 교사는 체육교사들에게 가슴압박으로 계속 응급처치를 해 줄 것을 요청한 뒤 자동제세동기를 가지러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보건교사가 자동제세동기를 가져 오는 동안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체육담당 교사가 이어 받아 인공호홉 및 가슴압박을 계속했다.

그로부터 1분 뒤 도착한 보건교사가 자동제세동기로 제세동을 실시하자 박군의 의식이 서서히 되찾았다.

이어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119구급대는 박군에 대해 2차 제세동을 실시했고, 그 결과 박군의 혈압과 맥박, 호홉 등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현재 박군은 병원에서 심장관련 시술 등 치료를 고려하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평소에 학교에서 실시해 온 심폐소생술 교육과 응급대처 요령이 4분의 골든타임을 지켜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시교육청은 전했다.

'4분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은 심장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고 그로 인해 급격히 뇌 손상이 진행되어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 가슴압박과 인공호홉을 실시했던 체육교사는 "오직 학생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평소 익혀 둔 심폐소생술의 응급조치를 했다"며 "안전교육이 이렇게 소중하게 활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전민경 보건교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누구라도 그러한 상황에 놓였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며 "최초 목격자 선생님의 매뉴얼에 따른 빠르고 정확한 초기대응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부산 개성고에서도 교직원의 신속한 심폐소생술 등 초동대처를 잘 해 심정지 상태인 2학년 학생을 구한 바가 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응급상황에 대비해 부산지역 대부분의 학교(99.3%)에 자동제세동기를 보급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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