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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살았는데"…한순간에 무너진 23살 청년의 꿈

등록 2018.03.19 23:44:39수정 2018.03.19 23: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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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도란 박다예 기자 = "같이 사는 할머니 잘 모셔보겠다면서 악착같이 돈 벌고 일당 많이 주는 공사장 돌아다니더니, 지방에서 올라와 출근한 지도 열흘 밖에 안 됐는데"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물류센터 붕괴 현장에서 숨진 하청업체 직원 김모(23)씨의 외삼촌 최모씨는 19일 조카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하늘을 올려다봤다. 곁에 있던 김씨의 아버지는 병원 한쪽의 의자에 앉아 말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평택=뉴시스】이정선 기자 = 19일 오후 2시 15분께 경기 평택 고덕산단 삼성전자 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작업대가 무너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 발생, 해당 공사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18.03.19. ppljs@newsis.com

【평택=뉴시스】이정선 기자 = 19일 오후 2시 15분께 경기 평택 고덕산단 삼성전자 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작업대가 무너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 발생, 해당 공사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18.03.19.  [email protected]


 최씨는 "조카가 한동안 방황하다 반듯하게 살아보겠다고 일을 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사고가 났다"며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서 힘든 공사현장을 찾아다녔는데, 그때 말렸어야 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칠순을 넘긴 조모와 경주에서 살다 일자리를 찾아 평택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옷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이루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손자를 잃은 할머니는 소식을 듣고 실신까지 했다가, 손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봐야 한다며 힘든 몸을 이끌고 상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아버지가 조카에게 전화 걸어 '힘들면 내려오라'고 말했는데도 힘든 내색 없이 버텼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15분께 삼성전자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작업대가 무너지면서 그 위에 있던 김씨는 18m 아래로 추락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김씨와 함께 일하던 유모(25)씨 등 4명은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평택=뉴시스】 평택 현덕 물류센터 공사장 발판 붕괴 현장. 2018.03.19.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 평택 현덕 물류센터 공사장 발판 붕괴 현장. 2018.03.19.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경찰은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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