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제주 가계대출 증가율 전국 1위… 지역경제 '뇌관'

등록 2018.04.23 06: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증가율 21%로 전국 평균 8%보다 훨씬 높아

부동산 침체·금리인상 겹쳐 리스크 관리 필요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있는 고객들.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있는 고객들.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에도 제주도 가계대출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지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까지 점쳐지고 있어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악성 가계부채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말까지 1년간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21%(2조4292억원)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가율이 가장 낮은 충남(2%)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전국 평균(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강원(11%)을 비롯해 부산(10%), 세종(10%), 전남(10%) 등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20%를 넘어선 것은 제주가 유일했다.

경제규모 대비 가계대출 비율(81.3%)과 가구당 가계대출 금액(5866만원) 역시 제주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린 취약 차주의 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말 기준 제주지역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00억원) 대비 18.5% 증가해 시중은행 증가율(11.5%)을 크게 웃돌았다.

시중은행의 금리가 4% 내외인 데 반해 제 2·3금융권은 법정 최고금리(24%)에 가까운 이자를 받는다.

도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악재다.

건설경기 위축이 지역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서민 경제가 악화하는 악순환 고리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제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7.2%로 전국 평균(0.8%)의 9배였으나 지난해에는 0.4%에 그쳤다.

사드 여파로 중국인 투자자들이 떠난 데다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취약차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취약차주의 빚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