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팀 "北 풍계리 핵실험장 6차 핵실험으로 이미 붕괴"

연구팀, 작년 9월 6차 핵실험 당시 실험장 붕괴 결론

풍계리 인근 2000여곳 지진관측소 자료 분석한 결과

지하 암반 기체로 변하고 직경 200m 크기 공간 생겨

SCMP "김정은, 20일 핵실험장 폐기 선언 이유인 듯"

【서울=뉴시스】 2017년 9월 4일 중국 과학기술대(과기대) 지진 및 지구내부물리연구실 원롄싱(溫聯星) 교수 연구팀은 북한 6차 핵실험에 관련해 밝힌 연구도. 당시 연구팀은 북한 6차 핵실험 폭발 위력이 역대 최대 규모인 108.3±48.13kt(1kt은 TNT폭약 1000t)에 달한다고 밝혔다.(사진출처: 원롄싱 교수 연구팀) 2017.09.04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북한 풍계리에 있는 핵 실험장이 작년 9월 6차 핵실험 당시 붕괴됐으며 이것이 북한이 핵실험 중단을 선언한 이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단독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했고, 이와 연관된 여러 추측이 제기돼 왔다.

 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 지질학자 원롄싱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작년 9월 지하 700m에서 실시된 6차 핵실험으로 인해 핵실험장이 붕괴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인근 2000여 곳의 지진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0kt 규모의 폭발력으로 지하 암반이 고온에서 기체로 변하고 직경 200m 크기의 공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린성 지진국 소속 류쥔칭 연구팀도 원 교수 연구팀과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류쥔칭 연구팀은 지난달 발간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암반 붕괴가 처음 북한 핵실험장에서 일어났다"며 "붕괴로 산 정상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뿐만 아니라 낙진이 발생할 수 있는 ‘굴뚝’ 모양의 구멍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지구과학연구소 자오롄펑 연구원 역시 "다른 두 연구팀의 발견은 우리가 관측한 사실과 일치한다"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핵실험장은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는 데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SCMP는 또 북한의 대표적인 지질학자인 리도식이 2주 전 지구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중국의 고위 지질학자들을 만난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상이 있다는 관측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리도식의 방문 목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이틀뒤 북한 당국은 핵 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북한 핵개발 전문가인 후싱더우는 북한이 중국 정부로부터 핵실험과 관련된 엄중한 경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후 전문가는 "북한 핵실험은 현지에서도 불안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백두산 화산 폭발 위험도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핵실험장 붕괴는 북한의 핵실험 계획에 큰 타격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새로운 장소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에는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궈추쥐 베이징대 물리학과 교수는 "만약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낙진이 붕괴된 지반에서 빠져나갔다면 바람을 타고 중국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아직 방사능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핵폐기물 전문가인 자오궈둥 난화대 교수는 "북한 당국은 중국이나 다른 국가 과학자들이 실험장을 방문하고 그 피해를 평가·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오 교수는 "붕괴한 현장에 두꺼운 토양층을 채우거나 특별한 시멘트로 균열될 것을 막을수 있으며 화학약품으로 방사능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해결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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