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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제시 제이, 걸크러시 뿜뿜

등록 2018.05.20 22: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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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트와이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이번 주말 서울 일대에서 펼쳐진 콘서트들의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걸크러시'다. 네오 솔 디바, 팝스타는 물론 K팝 걸그룹마저 '센 언니'의 매력을 뽐냈다.

18~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투어 '트와이스랜드 존 2 : 판타지 파크'를 펼친 '트와이스'는 '트둥이'로 통한다.

트와이스와 귀염둥이의 합성어다. 그만큼 귀여움이 강조된 팀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달랐다. 멤버들의 보아 '발렌티', 멤버 다현의 가수 겸 배우 비 '레이니즘', 모모·지효·쯔위의 비욘세 '엔드 오브 타임' 등 커버 무대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듬뿍 뽐냈다.

'발렌티'는 보아의 카리스마 있는 무대를 멤버 9명이 고루 나눠 가져갔다. 다현은 '레이니즘' 무대 도중 퍼포먼스의 핵심 도구 중 하나인 지팡이가 부러졌음에도 여유 있게 나머지 동작들을 해나갔다. 모모·지효·쯔위는 파워풀한 섹시무대가 이런 것임을 온몸으로 항변했다.  

나연과 정연이 함께 꾸민 '내 귀에 캔디' 무대는 어떤가. 백지영과 그룹 '2PM' 멤버 택연, 즉 여자 가수와 남자 가수가 듀엣한 곡을 여자 가수 둘이서 파워풀하면서도 섹시하게 소화했다.

왁스의 '오빠'도 이날 트와이스가 커버하면, 걸크러시 곡이 됐다. 미나, 사나, 채영이 커버했는데 강렬한 사운드에 화끈한 춤 실력을 선보인 세 멤버가 외치는 "오빠"는 수동적인 여성이 내뱉는 연약하고 아련한 호칭이 아닌,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代名詞)인 인칭대명사처럼 들렸다.

사나

사나

사나는 '오빠' 무대가 끝난 뒤 "'오빠'라고만 하니 언니들에게 미안하다"며 여성 관객들을 향해 "언니~"를 크게 외쳐 여성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트와이스는 1년3개월 만에 연 이번 두 번째 단독 콘서트에서 무럭무럭 자라나 있었다. 데뷔곡 '우아하게'를 비롯 밝고 상큼한 매력을 자랑하는 걸그룹인데, 지난 콘서트와 같은 곡을 들려줬어도 좀 더 무르익은 해석이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예컨대 첫 번째 콘서트 즈음에 발표한 곡으로 이 콘서트에서 마지막으로 들려줬던 '낙낙'이 좀 더 소녀스러움을 강조했다면, 이날 '낙낙'은 여유 있고 위트가 넘쳤다.

트와이스 콘서트와 비슷한 시간대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진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의 메인 스테이지인 88잔디마당에서 공연한 팝스타 제시 제이는 데일 정도의 화끈한 걸크러시 무대를 뽐냈다.

특히 '뱅뱅' 무대에서는 야외 공연장의 기온이 한여름처럼 느껴질 정도로 열기가 달아올랐다. 제시 제이와 아리아나 그란데, 니키 미나즈가 함께 불러 유명한 이 곡을 홀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센 언니'를 넘어 진정한 파워풀한 가수의 전범을 보여줬다.

이사배·제시 제이

이사배·제시 제이

어쿠스틱한 반주로 '플래시라이트'를 들려줄 때는 화끈한 무대매너와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가창력도 새삼 갖춘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켰다.

이날 공연은 제시 제이의 첫 내한공연이었는데, 그녀의 공연이 끝나고 곳곳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제시 제이는 공연 전 여성들의 워너비로 통하는 '뷰티 유튜버' 이사배를 만나기도 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 첫째날 공연의 헤드라이너 로린 힐 역시 걸크러시 매력을 가득 뽐냈다.

물론 그녀가 30분 넘게 등장하지 않은 채 디제잉으로 공연시간을 채운 것, 목소리와 악기 조화가 매끄럽지 않은 사운드의 불균형 등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첫 내한공연이라는 의미와 몇몇 곡에서 강렬한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 로린 힐을 본 것만으로 만족한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상반된 목소리가 나왔지만 아쉬움이든, 만족이든 그녀의 첫 내한공연을 원하는 목소리는 하나였다.

크리스 보티

크리스 보티

올해 제12회째를 맞이한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초창기에는 재즈 뮤지션들만 진용을 꾸려 비교적 작은 규모로 공연했다. 이후 다양한 뮤지션들까지 아우르며 규모를 키워,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로 성장했다.

제시 제이, 로린 힐 등을 섭외한 것을 두고 혹자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걸크러시에 열광하다, 이번 축제 최고 무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리스 보티의 트럼펫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축제는 얼마나 될까. 둘째 날 밤에는 5월의 선선한 봄바람에 덧없이 어울리는 브랜포드 마살리스 쿼텟의 뭉근한 재즈 사운드가 객석을 촉촉하게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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