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새 검은딱새 이동경로 첫 확인…'흑산도→교토'

【세종=뉴시스】가락지를 부착한 채 일본에서 발견된 검은딱새. 2018.06.17.(사진 = Makoto Takahashi 제공)[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봄·가을 한국을 통과하는 나그네 새이자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는 여름철새인 '검은딱새(Saxicola stejnegeri)' 이동 경로가 국내에서 처음 가락지 부착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4월6일 흑산도에서 가락지를 부착해 방사한 3년 이상 수컷 어른새가 올해 4월5일 약 870㎞ 떨어진 일본 교토 교탄고시에서 현지 민간 조류 전문가에게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일본 민간 조류 연구원인 마코토 타카하시(Makoto Takahashi)씨가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일본 야마시나조류연구소가 지난 4월19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조류연구센터에 발견 소식을 전했다.

 가락지 부착조사는 포획한 조류에 종명, 가락지 번호, 연령, 성별, 포획일, 포획장소 등을 기록한 가락지를 부착해 다른 지역에서 관찰될 경우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철새 연구 방법이다.

 검은딱새는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등에서 겨울을 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 북부, 러시아 등 넓은 지역에서 번식한다. 검은딱새 어른새 평균 크기는 약 13㎝이며 곤충, 거미 등을 먹는다.

 이번 가락지 부착조사 결과로 이들 검은딱새가 번식을 위해 일본으로 북상할 땐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경유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동시에 태어난지 3년 된 검은딱새가 1년 뒤에 발견된 만큼 수명이 최소 4년 이상임이 드러났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 조류연구센터는 2005년부터 꾸준히 가락지부착조사를 수행하여 그동안 노랑턱멧새(한국→중국), 검은지빠귀(한국→일본), 바다직박구리(한국→대만) 등의 이동경로를 밝힌 바 있다. 해외 연구소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쇠개개비, 알락꼬리쥐발귀, 개개비, 숲새 등 19종의 철새 이동경로를 확인하기도 했다.

 박종길 국립공원관리공단 조류연구센터장은 "가락지 부착조사를 통해 다양한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며 "다도해 및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철새 중간기착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곳의 서식지 관리와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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