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조선업계, 고유가 시대 해양플랜트 수주 절벽…왜?

등록 2018.06.18 11:41: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값싼 노동력 앞세운 중국·싱가포르의 저가 입찰로 조선업계 빅 3 수주 실패하기도

국제 유가 70달러 이상 상회…오일 메이저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 보여 '긍정'

조선업계, 고유가 시대 해양플랜트 수주 절벽…왜?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위에서 원유와 가스를 시추하거나 생산하는 시설을 뜻하며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주요 발주처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유가가 7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14년 초반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유지될 때 해양플랜트가 다수 발주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압세워 저가 입찰을 다수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국내 조선업계에 골칫거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1년이 넘게 신규 해양플랜트 수주를 못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 프로젝트 이후 4년째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6월 2조8534억원(약 25억 달러) 규모 초대형 해양플랜트인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프로젝트 건조 계약 체결 뒤 소식이 없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2014년 3조원 규모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수주가 전무하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싱가포르가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발주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저가 수주를 중국과 싱가포르에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수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5억7000만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를 싱가포르 해양플랜트업체 샘코프마린에 빼앗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사업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유력했지만 금액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샘코프마린은 대우조선해양보다 8000만 달러가 저렴한 4억9000만 달러를 낙찰가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수주 공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는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경쟁적으로 저가 수주에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국 대비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를 위해 하반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관심은 미국 쉐브론이 올해 연말게 20억 달러(2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낙찰을 어떤 업체로 진행할지 여부로 모아진다. 쉐브론은 영국 북해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입찰을 진행중이며 여기에는 국내 조선업계 빅 3가 모두 입찰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3년 수주했다가 2016년 시장 환경 악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바 있어 국내 업체의 수주 가능성은 높다고 점쳐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1건만 수주해도 약 10억달러에서 최대 30억달러까지 수주 잔고를 채울 수 있다"며 "해양플랜트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력이 있어 늘어난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의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수주잔고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