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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등록 2018.06.28 03: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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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챔피언·세계최강 독일 2:0 격파

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카잔(러시아)=뉴시스】 박지혁 기자 = 손흥민(토트넘)이 4년 전 월드컵에 이어 또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에서는 아쉬움의 눈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반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스웨덴(0-1), 멕시코(1-2)에 2연패를 당해 16강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격파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1승2패(승점 3) F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독일(1무2패 승점 1)이 최하위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떨군 손흥민은 이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부담감이 없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가 나눠가져서 고마웠다"며 "그 역할을 내가 잘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건 경기장뿐이다. 모두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랬다"고 말했다.

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우리가 원했던 목표는 더 위로 올라가는 거였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고 고맙다. 고맙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과 다 같이 둘러선 채 투지를 다진 장면에 대해선 "한마음되자는 의지였다. 오늘 주장 완장을 달고 (기)성용 형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았다. 경기에 뛰는 선수, 안 뛰는 선수들에게 모두 고맙다"며 "이대로 돌아가지 말자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우리의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 막내로 출전했지만 1무2패로 승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4년이 흐른 이날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첫 승을 거뒀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흥민에게 독일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손흥민은 "이기면 당연히 좋다. 항상 이기고 싶었다. 그래도 아쉬운 면이 있다"며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워낙 좋다.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조별리그에서 떨어져 세계적으로 우리 선수들을 못 보여주는 게 아쉽다"는 마음이다.

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독일을 상대로 경기하는 것이 인생의 꿈이었다. 이런 큰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났다는 것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말 이기고 싶었다. 어릴 때 독일에서 자라면서 많은 꿈을 키웠고 독일 팀에 감사하지만 독일을 이겨보는 게 큰 소원이었다. 나 혼자 아닌 선수들이 함께 해서 좋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앞선 2연패에 대해선 "1~2차전에서 운이 없었다. 페널티킥으로 준 게 2골이다. 필드골은 1실점 밖에 없다"고 답했다.

 "선수들 모두 이렇게 한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공은 둥글고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이길 수 있다. 멕시코전도 잘했다고 본다"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신감 있게 한 게 도움이었다. 이번 월드컵이 다가 아닌 4년 후를 보고 더 멋있는 팀, 발전된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한국이 2골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서 스웨덴-멕시코 경기 결과에 따라 기적 같은 16강 가능성이 있었다. 멕시코가 이겼다면 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그러나 손흥민은 "우리는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 우리는 우리 것만 하면 되고 다른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국민들도 정말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청했다.

2번째 골을 넣은 상황에 대해선 "오늘 역습을 많이 노리려고 했는데 (주)세종 형의 패스가 좋았다. 골대에 넣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세종 형이 잘 빼앗아서 패스를 잘 줬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에 대해선 "아버지 같은 분인데 죄송스럽다. 나에게 거는 믿음이 많은데 내가 못한 것 같아서 죄송하다"며 "감독님이 고생을 너무 많이 한 것을 알고 있다. 국민들도 알았으면 한다. 16강 못 갔지만 여전히 좋은 감독님이다.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감독님"이라고 추어올렸다.

상대 독일에 대해선 "오늘 독일이 못했다고 생각하나?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높은 공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먼저 수비를 해야 했다"며 "(골키퍼) 조현우 형이 막아주면서 분위기 올라갔다. 독일 선수들이 잘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하고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손흥민 "1·2차전 운 없었다, PK 2골에 필드골은 1실점뿐"

마지막으로 "항상 선수들에게 경기 전에 '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도 그렇지만 우리가 약한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오늘 이겼다고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를 더 봐야 한다고 본다. 진짜 길게 4년, 8년 뒤를 봐야 한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축하할 일이지만 앞으로 계속 보고 발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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