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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폼페이오, 北 모든 무기·관련시설 신고 약속 받아야"

등록 2018.07.04 07: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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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무기·관련 시설 신고 받는 게 비핵화 논의 첫 단계"

"시간표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무기 신고가 현실적으로 보여"

【서울=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Victor Cha)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17.01.18.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Victor Cha)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17.01.18.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7일 방북 기간 동안 북한의 "모든 무기와 관련 시설 신고 약속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FRA)과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무기 및 관련 시설 신고를 받는 것이 비핵화 논의의 첫 단계"라며 "북한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핵화 논의를 시작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즉시 북한으로부 터 핵 관련 정보 신고에 대한 약속을 받아낸 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비핵화 논의가 좀 더 현실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북한이 몇개의 핵무기를 포기한다고 하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사실 시간표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플루토늄, 우라늄, 미사일, 생화학무기, 대량파괴무기 등 모두에 대한 신고가  먼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신고가 있다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모든 무기를 신고하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얘기하는 것처럼 1년 내 핵프로그램 폐기도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북한이 만약 과거 리비아와 같이 완전히 협조한다면 1년 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며 "과거 6자회담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핵화 이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볼턴 보좌관이 왜 1년이란 기간을 제시했는지 그 의도는 모르겠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중인 2년내 비핵화에 대한 상당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무엇이냐'고 묻자, "모든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북핵 협상이 현재 미국이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외교적 협상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대로 미국은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고 이밖에 많은 무역 정책들도 바뀌었다"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외교적 사안이 북핵 협상인 만큼 트럼프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핵시설을 개발하는 등 또 다시 속이는 정황이 포착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면 취소했던 8월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지도 모른다. 사실 8월 훈련은 3월 훈련때와 달리 탁상토론과 컴퓨터 가상훈련이 많기 때문에 규모를 조정하면 언제든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꼭 한반도가 아니더라도 괌과 같이 다른 지역에서 훈련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7월 중 진전을 보지 못하면 대통령은 다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 석좌는 '북한 비핵화를 놓고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간 내부 갈등설'에 대해선 "볼턴 보좌관은 강경파이고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가"라며 "어느 협상이든 강경파는 필요하다. 명백히 폼페이오 장관이 북핵 협상을 주도하는 인물"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 앉아서 1년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해야 한다고 언급하더라도 폼페이오 장관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트펌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것이고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진전을 보기 위해 협상해야 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 갈등과 관련해서는 북한과의 협상이 있을 때마다 행정부내 긴장과 갈등은 있었다"며 "외교관, 협상가들은 힘든 여건과 압박 속에서 진전사항을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직접 협상을 하지 않는 관리들은 언제나 더 높은 기준을 세우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 언론들이 잇따라 북한이 비밀리에 계속해서 핵시설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선 "북한이 올해 6·25 행사에서 반미 행사를 취소한 것은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신호로 풀이된다"며 "다만 북한에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미국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만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죠. 실제로 북한은 미사일 시험 중단,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미국인 억류자 송환 등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여러가지를 하고 있다"며 "회담 후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은 이미 예상한 바이다. 어느 누구도 미북회담 이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북한은 핵시설을 개선하고 핵물질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미 행정부에 어떤 결과든 보여줘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 6·12 회담이 열린지 3주가 됐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이는 좋은 신호가 아니다. 단언컨대 북한은 쉽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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