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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北청년 새사회체제 대비위해 테크노크라트로 육성해야"

등록 2018.07.10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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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교류 서둘러선 안돼…남북관계 산맥넘는 일

북한문 언젠가 열려…北청년 새체제 대비케해야

난민 논쟁 당연…"우리만 먹고사는 시대 아냐"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 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7.08.(사진=서울특별시청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 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7.08.(사진=서울특별시청 제공)  [email protected]

【싱가포르=뉴시스】손대선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한의 개방화에 대비해 북한 청년들을 테크노크라트(technocrat)로 육성하기 위해 한국사회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테크노라트는 전문기술을 익힌 전문가로 사회나 조직 의사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를 말한다.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박 시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시상식이 열리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동행취재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대북교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교류 창구로 주목받고 있는 싱가포르 비영리단체 '조선교류' 설립자인 제프리 시씨를 만나 대북교류와 관련한 조언을 구했다. 이 단체는 북한 청년들을 주 대상으로 스타트업 교육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부쩍 강조하는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대북 교류사업 분야에는 없느냐는 질문에 "너무 서둘러선 안된다. 중앙정부가 큰 길을 내고 있는 중"이라며 "남북관계는 산맥을 넘는 일"이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박 시장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이 세간의 기대와 달리 큰 성과가 없었던 점을 의식한 듯 "지금 우리가 북미 정상회담을 할때 내일 모레 무슨 일이 다 이뤄질 거 같이 하는데 폼페이오가 다녀오고 하면서 또 하나 산이 생긴 것"이라며 "산을 넘어야 한다. 너무 과잉 기대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준비가 다 돼 있고 올해는 방문해 서울과 평양간 길을 내고 싶다"며 "중앙정부 진척사항에 따라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큰 그림이야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조선교류 관계자들의 면담을 마친 소감에 대해 "나는 이미 시장이 되기 전에도 북한의 청년인력을 해외에 유학시켜 경제학이나 법학, 회계학이나 경영학 이런 것들을 미리 훈련시켜 개혁 개방이후 아주 소프트 랜딩이 가능한 체제를 북한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자신이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시절 참여했던 '한마음남북장학재단'이 펼쳤던 사업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북한의) 고급관리들이라든지 젊은 학자들을 해외에 상당한 정도로 근무시켰다"며 "나중에는 단동에 아이티 인력 양성하는 것까지 해줬는데 보수정부 들어 (대북관계가) 옹색해지자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며 문을 닫게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조선교류 친구들이 하듯이 내가 했던 것이 다양한 방면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경우 유학생들이 (개방화)그 이전에도 많이 (해외에)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992년 하버드대학에 갔더니 중국 유학생들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었다"며 "헌법 박사과정에 있는 중국 친구하고 친했는데 덩샤오핑 개혁개방 정책을 뒷받침한 (배경에는)중국의 테크노크라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그래서 조선교류의 시도가 중요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미네소타대학 이런 쪽에 북한사람을 보내서 장단기 연수를 하게 한다든지 말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한때 런던에 재단을 하나 만들어 북한청년들을 데려와 교육시키려고 (한마음남북장학)재단 이사장이 런던대학교 부총장 등과 일을 했다"며 "그때 북한학자들과 굉장히 대화를 많이 하고 북경에 가서 만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핵심은 언젠가는 북한이 문을 열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럴때를 대비해 북한청년들을 새로운 사회체제에 대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시장은 최근 제주 예멘 난민 사태로 인한 한국사회의 혼란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국제적인 책임을 고민해보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시장은 과거 선진도시 공부를 위해 유럽에서 수년간 체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난민이 지나치게 많아지니 독일에서 네오나치가 일어나고 프랑스 국민전선 같은 (극우적 민족주의세력이) 집권할 수 있을 정도로 난민을 너무 많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우리나라 같이 난민을 받아준 적이 없는, 난민과 관계를 고민한 적이 없는데다(중략) 결혼이주민 이주노동자 이런 것을 경험해본 그런 나라로서 본격적인 난민의 시대를 맞는 두려움과 우려의 시선 있는 것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논쟁이 있는게 당연하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도 난민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다. 이런 논쟁이 한국 사회를 좀 더 책임과 국제적인 책임을 고민해보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수만은 없는 시대가 됐다"며 "그런 것에 대해 성찰할 시대가 됐다"고 말해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열린 시선을 부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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